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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지킨 리디아 고, 우승으로 화답했다

입력 : 2016-02-14 19:57:07 수정 : 2016-02-15 00: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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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 개막전 뉴질랜드오픈 출전
총상금 20만유로… 랭킹 포인트 낮아
세계 70위내 선수 가운데 유일
자국 골프협 보은위해 대회나서
뉴질랜드에서 ‘국민 여동생’ 대접을 받고 있는 리디아 고(18·한국명 고보경·사진). 그는 12일부터 자국에서 열린 유럽여자투어(LET) 시즌 개막전 ISPS한다 뉴질랜드여자오픈에 출전했는데 오로지 신의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뉴질랜드 여자오픈은 총상금 규모가 20만유로(약 2억7000만원)로 LPGA 우승상금보다 적을 뿐만 아니라 우승하더라도 세계랭킹 포인트가 보잘것없다. 세계랭킹 70위 이내 선수 중 세계랭킹 1위인 리디아 고만 출전했을 정도다. 이처럼 대회 수준이 떨어지는 데다 리우올림픽 출전으로 어느 해보다 스케줄 관리가 중요해 이 대회를 건너뛸 수도 있었다. 더구나 주 거주지인 미국 올랜도에서 대회장까지 24시간이 넘게 걸리는 만만치 않은 여정이었다.

하지만 리디아 고는 뉴질랜드 골프협회가 주최하는 내셔널 타이틀인 이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일정마저 조정하며 출전을 강행했다. 리디아 고는 어렸을 때부터 뉴질랜드 골프협회로부터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자신을 키워준 뉴질랜드 골프협회에 보은하기 위해 대회에 나선 것이다.

뉴질랜드 올림픽위원회(NZOC)는 리디아 고의 방문에 맞춰 ‘론즈데일컵’을 수여했다. 론즈데일컵은 뉴질랜드 최고의 스포츠 스타에게 주는 권위의 상으로, 골프 선수가 이 상을 받은 것은 54년 론스데일컵 역사상 처음이다.

뉴질랜드 여자오픈에 출전하느라 LPGA 개막전인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총상금 140만달러·16억8000만원)에 불참한 리디아 고는 14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클리어워터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 한국의 국가대표 최혜진(16·부산 학산여고1)을 2타차로 따돌리며 대회 2연패를 이뤘다. 리디아 고는 이 대회에서 2013년과 2015년에 우승했고, 2014년에는 2위에 그쳤다. 리디아 고는 오는 18일 열리는 LPGA투어 ISPS한다 호주여자오픈(총상금 130만달러)에 출전,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선두로 출발한 리디아 고는 전반 한때 세계랭킹 260위에 불과한 무명의 아멜리아 루이스(미국)에게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리디아 고로서는 역전당하면 망신을 당할 수 있었지만 10번(파5·453야드), 11번홀(파3·170야드)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면서 안정을 찾았다. 11번 홀까지 6타를 줄이던 루이스는 16~18번 홀에서 3연속 보기를 범하면서 공동 6위로 밀렸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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