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방재학회 논문집(2월호)에 수록된 논문 ‘서울지역 건축문화재를 위한 지반 공학 관점에서 본 지진재해 위험도 평가’(2016)에 따르면 사대문 내에 있는 중요문화재 19건 중 경회루, 근정전, 옥천교, 명전전, 동대문은 해당 지역의 지반구조 특성상 지진 발생 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지반 진동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충남대 박사과정 황혜진(토목공학)씨는 “토사층 지반은 지진이 발생할 경우 증폭 현상을 보인다”며 “이에 따라 개별 문화재의 지진 위험도가 큰 차이를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시립대 대학원 박재영(토목공학)씨의 석사논문 ‘서울시 지진재해 위험도 평가’(2011)에 따르면 25개 자치구는 지진재해 위험도를 100점으로 환산한 경우 30∼50점 사이에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위험도 △노출성 △취약성 △대응·복구성을 계량화한 수치다.
구별 위험도는 송파(48점)·영등포(46점)·노원(45점)·마포(44점)·성동·성북·은평구(각 43점) 등 순으로 높았다. 송파구와 영등포구는 연약지반(퇴적 상태가 안정적이지 않은 지반)과 액상화(지반 구성 물질이 흩어져 물처럼 흐르는 현상) 우려지역이 다른 구에 비해 큰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송파구는 가구와 인구가 가장 많아 대규모 피해가 우려됐다. 지난해 말 기준 송파구는 25만6611가구, 66만7480명이 거주하고 있다.
반면 종로(33점)·중(34점)·강남·금천·서초구(각 36점) 등은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았다. 종로구와 중구는 지반 대부분이 화강암으로 이뤄지고 인구가 적은 점 등이 위험도를 낮췄다. 박씨는 “위험도가 높은 지역에 대피소와 병원, 의사를 늘리는 등 재해 대응·복구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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