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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압수수색 대비 10년치 자료 폐기

입력 : 2016-04-20 19:18:19 수정 : 2016-04-20 22: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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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초에… 유해성분 내용 담겨 / 검찰, 이메일 분석 과정서 포착 / 신현우 전 대표 소환조사 방침 / 영국 본사까지 수사 확대 검토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최대 가해업체로 지목된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올 초 검찰 압수수색에 대비해 관련 자료 11년치를 폐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이 회사 영국 본사를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일부 소비자는 옥시 제품 불매운동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은 20일 옥시 측이 인체에 유해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인산염 성분 제조사인 SK케미칼로부터 받은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일괄 폐기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옥시 측은 2001년부터 SK케미칼이 제조한 PHMG 인산염 성분을 함유한 ‘옥시싹싹뉴가습기당번’ 제품을 시장에 판매했다. 당시 SK케미칼은 화학물질의 안전한 사용·관리를 위해 MSDS도 함께 옥시 측에 넘겼다. 하지만 지난 2월 옥시를 압수수색한 검찰은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1년치의 MSDS가 옥시 측에 의해 통째로 폐기된 사실을 확인했다. 옥시 임직원끼리 주고받은 이메일을 분석해 보니 수사 개시 전 해당 자료를 고의로 없앤 정황이 나타났다.

검찰은 21일 옥시의 전 민원담당 직원 2명을 불러 인체 유해 여부를 따지는 소비자들 민원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캐물을 방침이다. 검찰은 살균제 판매를 시작한 2001년 무렵 옥시를 이끈 신현우(68) 전 대표도 조만간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살균제 출시 당시 영국 본사가 옥시 측에 “PHMG를 원료로 한 제품을 내놓아도 좋다”고 승인한 사실을 확인해 수사를 본사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나섰다.

한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보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과 달리 옥시 측은 사과와 보상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옥시크린’과 ‘물먹는 하마’, ‘데톨’ 등 옥시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논의가 일고 있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비자들이 뜻을 모아 옥시 제품을 사지 않는다면 그 힘은 엄청날 것”이라며 “옥시를 비롯해 비윤리적인 회사 제품은 절대 구매하지 않겠다”고 적었다.

정부의 늑장 대응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송기호 변호사는 “환경부가 PHMG의 독성을 알면서 적절한 용도 제한을 하지 않았다”며 “살균제 업체들뿐 아니라 국가의 책임도 크다”고 주장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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