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김정은’… 권력집중 강화
노동신문 등 북한 공식 매체는 10일자부터 일제히 김정은 직함을 ‘노동당 위원장’으로 표기했다. 노동신문은 노동당 규약 개정에 대한 결정서가 채택된 사실을 전하며 “당 규약에 당의 최고직책을 조선노동당 위원장으로 하며, 조선노동당 위원장은 당을 대표하고 전당을 영도하는 당의 최고 영도자라는 데 대해 규제했다”고 보도했다. 노동당 최고직위가 ‘노동당 위원장’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기존 당 최고 직위인 ‘노동당 제1비서’라는 직책은 사실상 폐지됐다.
꽃다발 챙겨주는 김여정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붉은 원)이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제7차 노동당 대회 경축 평양시 군중대회 및 군중시위(민간 퍼레이드)를 참관하기 위해 주석단에 오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가운데)의 꽃다발을 챙겨주고 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 부부장은 이번 당 대회에서 처음으로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조선중앙TV 캡처 |
평양 시민 10만명 퍼레이드·카드섹션 평양 시민 10만명이 10일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제7차 대회 경축 평양시 군중대회 및 군중시위에서 대규모 퍼레이드와 카드섹션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
과거 비서국은 ‘선군정치’의 상징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주요 정책결정의 무게중심이 쏠렸던 기구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에는 정치국이 부각됐다. 정치국 회의나 정치국 확대회의를 통해 중요한 정책 결정이 발표됐다. 김정은 체제 출범 초기인 2012년 군부 2인자였던 리영호 총참모장 해임 결정이 정치국 회의를 통해, 2013년 12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 결정은 정치국 확대회의를 통해 이뤄진 것이 대표적이다. 김정일 시대 ‘선군정치’ 강화와 맞물려 형해화됐던 노동당 내 정책결정 기구인 정치국 회의 등이 김정은 체제에서 복원된 것으로 ‘노동당 위원장’직 신설은 당 중심 체제 강화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보인다. 당 정치국이 주요 정책 결정 회의체 역할을 수행하고, 비서국을 대체한 정무국은 정책결정 보좌 및 집행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무국의 당 중앙위 부위원장 9명은 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 직함도 겸하고 있어 업무 효율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당의 핵심 정책결정기구인 당 정치국에 경제통이 여러 명 새로 포함되고 일선 작전부대 지휘관들이 당 중앙군사위에서 제외된 것도 ‘선군 물빼기’로 해석된다. 정치국 위원에 새로 진입한 박봉주·곽범기·로두철·오수용 등은 경제통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북한군에 대한 최고 군사지도기관인 당 중앙군사위에 경제사령탑인 박봉주 총리가 포함된 것도 극히 이례적인 조치다. 반면 리병철·윤정린·김락겸·리용주 등 작전부대 지휘관들 다수가 탈락했다. 전략군사령관 김락겸의 당 중앙군사위 탈락은 지난달 무수단(BM-25)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의 세 차례 시험발사가 모두 실패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지난 4년 동안 잦은 (군부)인사를 통한 군인 길들이기로 ‘선군 물빼기’ 작업을 한 듯하다”고 말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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