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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탕·찌개, 이제 '아재요리' 아닌 '오빠음식'이라 불러주오~!

입력 : 2018-03-01 08:35:44 수정 : 2018-03-01 11: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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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한 국·탕 메뉴의 재발견…"탕!탕!탕!" 아재요리의 변신 / 올해 외식 키워드 '한식 단품의 진화'
#. 직장인 김모(28)씨는 최근 ‘시원하다’ 소리가 절로 나오는 뜨끈한 설렁탕국물에 푹 빠졌다. 회사 부장님과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가 먹었던 국밥 집과는 사뭇 다른 깔끔하고 세련된 매장 분위기에 한 번 반하고, 설렁탕에 쌀면을 말아 먹는 취향저격 메뉴에 두 번 반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추운 겨울, 설렁탕 한 그릇으로 속을 덥히고, 매장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인생샷’도 남길 수 있어 주 3회는 찾아간다”고 말했다.

대표적 ‘아재요리’로 꼽히던 설렁탕, 순댓국 등의 메뉴가 젊은 층을 겨냥한 트렌디한 외식 메뉴로 탈바꿈하고 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한 가지 메뉴만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한식 단품의 진화’를 올해 외식 키워드로 선정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식 전문점은 2017년도 기준 2만7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10.9% 성장한 것이다.

2014년 463억원 수준이던 국내 국·탕·찌개 시장(간편식 기준)은 지난해 726억원 규모로 급증했으며, 작년 7월까지 754억원으로 이미 전년도의 전체 수준을 넘어섰다.

과거 중·장년층의 단골 식사 장소인 노포 위주로 번성해 온 국·탕 전문점은 최근 본설렁탕, 육대장, 삼백집 등 외식 브랜드로, 또는 편의점 간편식으로 진화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맛볼 수 있게 됐다. 또한, 세련된 매장 분위기로 트렌드에 민감한 여성 고객의 지갑을 열고 있다.

본죽, 본도시락을 운영하는 국내 대표 한식 프랜차이즈 기업 본아이에프는 오랜 기간 동안 사랑 받아 온 전통 설렁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브랜드 본설렁탕을 선보였다. 12시간 동안 진하게 우려낸 한우 사골 육수를 베이스로 ‘본설’, ‘청양얼큰설’, ‘사골황태설’, ‘홍설면’, '황설면' 등 차별화된 메뉴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본설렁탕은 트렌디한 인테리어를 반영해 1인 테이블을 도입하는 등 젊은 고객층으로 타겟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1인 테이블에는 혼밥족을 위해 책을 비치하거나 USB 무료 충전 시설을 갖춰놓는 등 편의성을 강화했다. 또한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로 꾸며진 포토존을 설치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화장실을 연출하며 여성 고객들을 겨냥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육개장 전문 브랜드 ‘육대장’은 옛날 전통 육개장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도 파개장 스타일로 현대인의 입맛에 맞춘 레시피를 선보여 고객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육대장의 대표 메뉴인 ‘옛날전통육개장’은 오랜 시간 우려낸 진한 사골 국물에 고사리나 숙주 대신 양지고기와 몸에 좋은 파를 듬뿍 넣어 육개장의 프리미엄화를 이끌었다. 또한 육개장에 쫄깃한 면발을 넣은 ‘육칼면’ 등 식사 메뉴와 ‘육개장 전골’ 등 별미 메뉴를 선보이는 등 젊은 취향의 입맛을 공략하는 차별화된 메뉴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주의 대표적인 콩나물국밥 맛집 ‘삼백집’은 허영만의 만화 ‘식객’에서 소개된 유명한 맛집이다. 삼백집의 콩나물국밥은 뚝배기에 정성을 가득 담은 육수와 콩나물, 갓 지은 밥을 함께 넣어 끓이는 국밥이다. 특히 삼백집은 최근 오래된 ‘맛집’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깔끔한 매장에서 대를 이어 내려온 정성스러운 음식을 맛 볼 수 있도록 카페를 연상케 하는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또한 서울 홈플러스 금천점을 오픈하는 등 전국에 4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며 가맹사업도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이마트는 2014년 냉장 ‘피코크 진한 육개장’를 출시했는데 2016년 한해에만 55만개가 팔리는 등 간편식 시장에서 육개장의 인기를 이끌었다. CJ제일제당의 대표 제품인 ‘비비고 육개장’은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하며 ‘정성스럽게 제대로 만든 가정식’의 품질을 구현해 맛으로 인정받고 있다. 오뚜기 사골곰탕은 100% 사골로 우려내 사골곰탕의 맛과 영양을 그대로 재현했고 감칠맛이 뛰어나다. 국, 전골 등 다양한 국물요리에 활용도도 높은 제품이다.

대상 종가집도 최근 가정간편식 '종가반상' 국·탕·찌개 3종을 출시했다. '사골 김치찌개'는 진한 사골육수에 국내산 종가집 볶은 김치를 함께 끓여 깊은 맛을 살린 제품이다. '사골 우거지들깨탕'은 사골육수에 국내산 우거지와 고소한 들깨가루를 듬뿍 넣고 푹 끓여낸 보양식이다. '버섯 들깨미역국'은 쫄깃한 표고버섯에 들깨가루를 듬뿍 넣고 끓여 고소하고 향긋한 맛이 살아있는 미역국이다.

육개장, 사골곰탕 등 국·탕류 가정간편식은 재료 손질의 번거로움을 줄이고, 조리 시간을 줄여주는 장점으로 1~2인 가구는 물론, 주부들까지 사로잡고 있다. 한식이라는 특수성을 감안, 집밥의 푸짐함과 정성스럽게 만든 맛을 구현한 것은 물론 오랜 시간 보관이 가능해 일반 가정 식탁에 자주 오르고 있다.

국·탕·찌개 시장은 현재 '비비고 가정간편식'을 앞세운 CJ제일제당이 지난해 9월 누계 기준 43.8%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6년 처음 이 시장에 진입해 15% 점유율을 차지한 뒤 절반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급성장하는 모습이다. 이어 오뚜기가 15.9%의 점유율로 뒤를 잇고 있고 아워홈, 하림, 동원F&B 등의 식품업체들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본설렁탕 관계자는 “’국밥은 허름한 곳에서 먹어야 맛있다’는 오랜 편견을 깨기 위해 매장 내 1인석, 포토존 등 젊은 취향을 반영한 새로운 인테리어를 제시하고 맛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최상급의 메뉴를 출시하고 있다”며 “본설렁탕은 오랫동안 사랑 받아 온 전통 한식을 현대적으로 선보이고 나이든 분들이 좋아하는 음식이 아닌, 2030대 여성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세련된 한식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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