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하티르 총리는 전날 베이징에서 취재진을 향해 일대일로에 관련된 철도 건설 등 대형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마하티르 총리는 방중 기간 동안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와 각각 회담했을 때에도 이런 의사를 전달했으며 중국 측이 이해하고 수락했다고 했다. 말레이시아 국영 베르나마 통신에 따르면 그는 기자들을 만나 말레이시아 동부해안철도(ECRL)와 사바 주 천연가스관 건설 사업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 프로젝트들은 더는 계속되지 않는다.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부채 감축이고 이 사업들은 여력이 생길 때까지 연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 주석과 리 총리에게 사업 중단 이유를 설명했고 “처음에는 다소 오해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들도 우리가 왜 사업을 중단하려는지 이해했다”면서 “중국도 우리가 파산하는 모습을 보길 원치는 않는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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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방문 중인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왼쪽)가 20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를 두고 서구와 일본 매체는 말레이시아가 중국의 야심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 참여를 중단했다는 뉘앙스를 부각시켜 보도했다. 이와 달리 중국은 일대일로 관련 사업 중단 보다는 마하티르 총리가 일대일로 구상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초점을 맞췄다. 중국 외교의 성과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중국신문망 등 중국 매체는 전날 중국 외교부 발표를 인용해 마하티르 총리가 20일 중국 국빈관인 조어대(釣魚台)에서 시 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말레이시아는 일대일로를 지지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원한다”면서 “일대일로가 지역 발전과 번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사실을 중점 보도했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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