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 새 가스관 승인 당국 압박 목적”
러 “가스관과는 무관… 상업적 판단 따라”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러시아에서 독일까지 연결되는 천연가스 배송관 ‘야말-유럽’에 돌연 가스 공급이 중단되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TTF거래소의 내년 1월 인도분 천연가스 가격은 메가와트시(㎿h)당 전일 대비 20% 급등해 181.26유로(약 24만3000원)로 장을 마감했다.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올해 들어 600%가량 올랐다. 코로나19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세계적 수요가 치솟은 탓이다.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은 최근 유럽에 공급하는 가스관 세 곳 중 한 곳인 야말-유럽의 수송량을 계속 줄여왔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오전에는 수송이 아예 중단돼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뛰었다.
유럽은 가스 공급량의 3분의 1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해 왔다. 그런데 올해 가스프롬은 이례적으로 공급 물량을 확 줄였다. 지난달 물량을 소폭 늘리긴 했지만 2019년과 지난해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도 천연가스 가격을 밀어올리는 요인이다.
유럽연합(EU) 등에선 러시아가 독일까지 연결된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에 대한 독일과 EU 당국의 승인을 압박하기 위해 가스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러시아 정부는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가격 상승으로 수요가 감소해 가스프롬이 공급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궁 대변인은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과 야말-유럽은 연결고리가 전혀 없다”며 “순수하게 상업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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