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덫…'연예계 대마초의 추억', 잊을만하면 터지는 대마초 파동

입력 : 2017-06-13 17:03:22 수정 : 2017-06-13 17: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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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초는 우리 연예계에 가장 무서운 덫이다.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고 관련자는 당대 최고 스타들로 '대마초 연예인'으로 낙인 찍히면 회복에까지 상당기간 걸리기 때문이다.

최근 빅뱅의 탑<사진=병원에서 퇴원하는 모습>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가수 가인이 자신에게 대마초를 권한 이가 있다고 폭탄선언했다.  여기에 중견배우, 연극계 중진의 대마초 연루설까지 나와 충격을 더했다.

이에 사법당국은 연예계에 대마초 흡연 풍조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

◇ 가요계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1975년 '대마초 파동'

대마초 사건 중 가장 유명한 것은 1975년 말 불어닥친 '대마초 파동'이다.

▲ 긴급조치 9호 발동 뒤 연예계 정화운동

1975년은 박정희 유신정권의 압박강도가 강했던 해이다. 그해 5월 13일 유신헌법에 대한 일체의 비판이나 반대 논의를 금지하는 '긴급조치 9호'가 발령됐다.

그 연장선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정화운동이 벌어졌다.

이에 문공부는 6월21일 거짓말이야, 댄서의 순정, 기러기 아빠 등 43곡에 대해 패배, 자학 비탄 선정, 퇴폐적이라며 금지가요로 묶었다.

이허 7월 4일 조명암의 '고향설' 등 월북작가 노랫말 87곡을 금지곡 목록에 넣었다.

▲ 신중현의 미인 금지곡 이유는 '대통령 자꾸만 하고 싶네'라며 바꿔 부른 까닭

7월9일엔 최대 히트곡이었던 이장희 그건너· 한잔의 추억, 신중현과 엽전들의 미인 등을 포함해 45곡도 금지가요로 규정해 부르지도 듣지도 못하게 했다.

신중현의 미인이 금지가요가 된 실제 이유는 '한번보고 두번보고'라는 가사를 독재타도 투쟁에 나선 대학생 등이 '(대통령을)한번하고 두번하고 자꾸만 하고싶네'라며 바꿔 불렀기 때문이다.

이어 1975년 12월 11일엔 연예협회가 자율적으로 송창식의 왜불러· 고래사냥, 양희은의 아침이슬 , 이현의 안되네, 정미조 불꽃 등 5곡을 금지가요로 분류해 버렸다.

▲ 영화 '세시봉'처럼 윤형주 이장희 신중현 이수미 등 톱가수 대부분 대마초로 사라져

금지곡 처분에 반발하는 기류가 이어지자 정부는 '대마초'라는 무기를 손에 넣고 휘둘렀다.

1975년 12월 3일 윤형주 이종용 이장희 구속을 시작으로 1977년까지 김추자 신중현 정훈희 임창제 김정호 남진 이현 장현 이수미 이태원 전언수 김세환 김도향 채은옥 조용필 등 스타 대부분이 대마초에 걸려 들어 연예활동이 중단됐다.

이러한 장면은 송창식 윤형주 등을 모델로 한 영화 '세시봉'에 잘 그려져 있다. '누구 누구와 피웠다'라는 진술을 강요당했던 당시 상황이 묘사됐으며 영문도 모르고 당한 연예인들도 상당수였다.

▲ 벌금으로 마무리 됐던 조용필, 투서로 출연금지 당해

조용필의 경우 1972년 대마초 피운 혐의로 1975년 벌금 10만원에 처해졌다.

당연히 모든 징계가 해제됐지만 1976년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대박을 터뜨리자 누군가 옛날 일을 투서, 1977년 5월 출연금지를 당했다. 

▲ 박정희 정권 무너진 뒤 방송출연 허용

연예계 대마초 파동으로 발이 묶인 스타들은 1978년 2월 14일 밤무대출연 허용으로 간신히 생계를 이어갈 수 있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뒤인 1979년 12월 6일 당시 정부는 대마초 파동 연예인의 방송출연 및 음반취입 등을 허용했다.

◇ 1980~90년대도 대마초 망령

대마초는 1980~1990년대에 걸쳐 여러차례 연예계를 강타했다.

1983년부터 89년까지 김수희, 주병진, 전인권, 김태원, 이승철, 김현식, 신해철, 김부선, 등이 대마초 흡연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1990년대에는 배우 허윤정, 박중훈과 가수 이현우, 현진영 및 개그맨 신동엽 등이 늪에 빠졌다.

가수 이승철은 1990년 11월 또다시 대마초 덫에 걸려 상당기간 자숙해야만 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다시 빛을 봤지만 재기에 실패하는 이들도 있었다. 

◇ 2000년대에도 톱스타 걸려 들어

2000년대에도 월드스타 싸이, 배우 김부선 등이 대마초 흡연혐의로 곤욕을 치렀다.

'난방열사' 김부선씨는 1983년과 1990년과 1098년에도 대마관리법 위반 등으로 적발돼 실형을 살고 벌금을 낸 데 이어 2004엔 자택 안방 화장실에서 대마초를 피운 혐의를 받았다.

◇ 2010년대엔 이센스 실형까지 살아

2010년대엔 래퍼 이센스가 대마초 흡연혐의로 실형을 살기까지 했다.

래퍼 아이언도 대마흡연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빅뱅의 지드래곤 은 지난 2011년 대마초 흡연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초범이고 흡연량이 미미해 기소유예 처분받았다.

대마초는 은밀히 유통되는 관계로 잘 드러나진 않지만 수사기관에 한번 적발되면 관련자 신상또한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모발검사 등을 통해 제법 오랜 기간이 흘렀으도 흡연사실이 나오는 만큼 아예 '대마초 덫'에 빠지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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