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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밀도 낮은 노년층 빙판길 엉덩방아 '치명상 주의보'

입력 : 2018-12-24 03:00:00 수정 : 2018-12-23 19: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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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낙상사고 비상 / 균형감각·유연성·근력 떨어져 / 잘 넘어지고 쉽게 골절상 입어 / 고관절 골절, 노인에 더 치명적 / 대부분 수술… 합병증까지 유발 / 넘어졌을땐 작은 부상이라도 병원 찾아 골절 여부 확인해야 겨울철에는 노년층 건강에 비상이 걸리게 마련이다. 감기나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자가 늘고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자도 속출한다. 이에 못지않게 낙상 환자도 급증하는 시기다. 눈길이나 빙판길 낙상이 많아진다. 문제는 회복이 빠른 젊은 층에 비해 노인의 낙상은 단순 찰과상에 그치지 않는다. 골절을 유발하고 심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해마다 겨울철에 이웃 등 주변의 노인이 낙상사고로 입원했다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노인들은 시력과 청력 등 감각기관과 유연성이나 순발력 등 운동 기능이 저하돼 겨울철에는 눈길이나 빙판길 낙상사고 빈도가 높아진다. 집안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미끄러운 바닥재나 화장실 물기로 인해 실내에서도 낙상사고를 당할 수 있다. 노인에게 치명적인 겨울철 낙상과 이로 인한 골절 예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노년층은 겨울철 낙상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고관절 골절은 합병증으로 생명까지 잃을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 일단 낙상하면 작은 부상이라도 신속히 병원을 찾아 골절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추운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 근력과 유연성을 기르는 운동을 꾸준히 할 필요가 있다.
자료=게티이미지 뱅크
◆노년층, 골다공증에다 유연성이 떨어져 쉽게 골절, 고관절 골절은 치명적

노인들은 대체로 골다공증이 많아 뼈가 약하다. 노화로 균형 감각, 유연성, 근력 등이 떨어지기 때문에 잘 넘어지게 되고, 쉽게 골절상을 입는다.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서동현 원장은 “노화로 골밀도가 감소하고 근골격계가 약해진 노년층에게 낙상은 매우 위험하다”며 “부상 시 낙상의 충격으로 증세를 잘 판단할 수 없어 몸을 급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있는데 몸을 자칫 잘못 움직였다가 뼈 주위의 근육과 혈관 손상을 가중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골절을 입으면 가능한 한 빨리 전문의를 찾아 진단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년층이 넘어졌을 때 가장 위험한 부위가 고관절이다. 고관절은 허벅지 뼈인 대퇴골과 골반이 연결되는 부위다. 겨울철 빙판길 등에서 균형을 잃고 미끄러지는 순간 무방비 상태에서 엉덩방아를 찧기 쉬운데, 골밀도가 낮은 노년층은 가벼운 충격에도 고관절이 부러지기 쉽다. 손목 골절 등은 활동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데다 치명적이지 않다. 골절 양상에 따라 석고 고정이나 침상 안정 등 다른 치료법이 있지만, 고관절 골절은 대부분 수술이 필요한 데다 치명적이다. 고관절이 골절되면 극심한 통증과 함께 보행에 문제가 생겨 거의 누워서 지내게 된다. 장기간 누워 있다 보면 심폐 및 방광 기능이 저하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욕창, 혈전증 등 합병증이 생겨 급기야는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추운 날 외출 자제 최상, 작은 골절이라도 지체 없이 병원 찾아야

낙상을 예방하려면 골밀도를 높이고, 근골격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빠르게 걷기, 수영, 스트레칭 등 운동을 꾸준히 해 관절과 근력의 유연성을 길러야 한다. 칼슘과 비타민 D가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눈이 온 날이나 기온이 뚝 떨어져 빙판길이 많을 때는 가능한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특히 기온이 뚝 떨어지면 관절이 뻣뻣하게 굳어 유연성이 떨어지고, 옷도 두껍게 입어 민첩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빙판길 낙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발에 맞는 신발을 신고 평소보다 보폭을 작게 해 천천히 걷도록 한다. 외출 전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면 움츠러든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켜 낙상사고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실내 낙상사고로 병원을 찾는 이도 적지 않다. 실내 낙상을 예방하려면 화장실 바닥에 물기나 비눗물이 고여 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화장실 바닥 타일에도 미끄럼 방지 스티커나 깔개 등을 부착하고, 욕조 옆에는 손잡이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새벽에 화장실 가려고 일어나다가 넘어지는 경우도 많은데, 잠자는 동안 몸이 굳어진 상태에서 무리하게 움직이면 균형을 잃기 쉽기 때문이다. 새벽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는 바로 일어나지 말고, 잠깐 앉아 있다가 천천히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을지대 을지병원 정형외과 이창훈 교수는 “뼈가 완전히 부러지면 통증이 심해 병원을 바로 찾게 되지만, 금이 가거나 부러진 뼈가 서로 맞물리면 당장 큰 고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참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어르신들은 주위 식구에게 말하지 않고 통증을 숨긴 채 누워만 있다가 치료의 시기를 놓쳐 합병증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만큼 가족 등 주변에서 행동 변화를 주의 깊게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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