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9일 1박2일 방한이 교착 국면에 놓인 북한의 비핵화 논의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게 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를 마친 29일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취임 후 8번째 정상회담을 한다고 24일 청와대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후 상세 일정은 아직 협의 중이지만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것은 비무장지대(DMZ) 방문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을 위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DMZ 방문을 위한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방문 일정은 알 수 없다”고 확인해주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은 2017년 11월 국빈 방한 때 한 차례 추진했다가 안개 등의 기상 악화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DMZ를 방문할 계획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시간 동안 헬기에서 기상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릴 정도로 강한 애착을 보여왔다.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DMZ 방문이 성사된다면 세계인의 관심도 자연스레 트럼프 대통령이 던질 메시지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서는 지난 2·28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 상황이었던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새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이 성사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주는 상징성이 크다”면서 “DMZ에서 전쟁보다는 당연히 평화에 포커스를 맞춘 발언을 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서로 주고받은 서신을 통해 이전보다 한껏 부드러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며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 13일 노르웨이를 국빈 방문 중에 김 위원장이 전달한 편지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밝히지 않은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두 정상이 주고받은 편지 내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새로운 협상 분위기 조성을 위한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이 성사될 경우 남·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유력 외신을 통해서 보도된 내용으로, 한국에서도 일부 인사가 유사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9일 오후 방한해 30일 오전에 정상회담을 하고, 오후 2시쯤 DMZ에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만날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북쪽 지역으로 못 넘어갈 이유도 없다. 세계적인 뉴스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남·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했다. 세 정상이 한자리에서 만날 일은 없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