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日 각료, 2년 반 만에 야스쿠니 참배… 아베 정권 '우익본능' 꿈틀

입력 : 2019-10-18 06:00:00 수정 : 2019-10-17 22:06:4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아베 또 ‘내각 총리’ 명의 공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측근인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 오키나와·북방영토 담당상이 17일 추계 예대제(가을 제사·17∼20일)를 맞아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현직 각료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2017년 4월 춘계 예대제(봄 제사) 당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 이래 2년 6개월 만이다. 신사는 종교시설이어서 각료의 공식 참배에 대해 일본 내에서도 논란이 있다.

에토 담당상은 9·11 개각으로 입각하기 전인 지난 8월 방일한 한국 국회의원들에게 ‘과거 한국은 매춘 관광국이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내각 총리대신 아베 신조’ 명의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냈다. 아베 총리는 재집권 1주년이었던 2013년 12월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한 뒤 춘·추계 예대제와 8·15 때 공물이나 공물대금을 보내고 있다.

정부는 이날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일본의 침략전쟁 역사를 미화하고 있는 야스쿠니신사에 일본 정부 및 의회 지도자들이 또다시 공물을 보내고 참배를 강행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일본 측은 침략의 역사를 대하는 잘못된 태도를 또다시 드러냈다”며 일본 정부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17일 에토 세이이치 일본 오키나와·북방영토 담당상(오른쪽)이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하고 있다. 아베 정권의 현 각료로서는 2년반 만에 직접 신사 참배를 한 것이다. 아베 총리 역시 공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도쿄=AFP연합뉴스

◆A급 전범 미화… 아베 정권 ‘우익본능’

 

군국주의 상징인 야스쿠니신사에 대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공물 납부와 각료의 참배는 아베 정권의 비뚤어진 역사인식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

 

아베 총리는 추계 예대제(가을 제사·17∼20일) 첫날인 17일 ‘내각 총리대신 아베 신조’ 명의로 공물의 일종인 마사카키를 야스쿠니신사에 보냈다. 특히 총리보좌관 출신의 아베 총리 측근인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 오키나와·북방영토 담당상은 직접 참배했다. 일본 각료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2017년 4월 춘계 예대제(봄 제사) 당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 이래 2년6개월 만이다.

 

에토 담당상은 아사히신문 취재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에 대한 위령과 평화, 국민의 행복을 기원했다”며 “어느 나라라도 나라를 위해 숨진 분에 대한 위령 장소가 있고 위령 행사를 거행하고 있다”며 일본 우익의 야스쿠니신사 옹호론을 다시 주장했다.

 

올해 창립 150주년을 맞은 야스쿠니신사가 제사 지내는 대상 246만6584주(柱) 중 내전 성격의 메이지유신(1868)과 세이난전쟁(1877)을 제외하면 절대다수인 99.4%(245만1862주)가 태평양전쟁 A급 전범 등 대외전쟁이나 무력개입과 관련된 것이다. 야스쿠니신사에 대한 미화는 결국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주변국과 일본 내부에서 제기되는 이유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공물 납부나 각료의 참배를 보면 전날(16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한·일 대화를 강조한 것도 결국 한국에 대한 정책 기조가 변한 것이 아니라 한국을 아베 정권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겠다는 의지를 재확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육·해군성이 공동관리하는 군사시설이었던 야스쿠니신사는 패전 후 1946년 종교법인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일본 역대 총리나 장관 등 공직자가 공식 참배하거나 공금으로 공물을 보내면 일본 내에서도 헌법상의 정교(政敎)분리 원칙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됐다. 일본 사회가 우경화하면서 과거보다 비판의 강도가 약해졌지만 각료인 에토 담당상의 야스쿠니신사 참배가 주목받는 배경이기도 하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 기타가와 가즈오(北側一雄) 중앙간사회 회장은 에토 담당상의 참배에 대해 “한국과 전후 최악이라고 할 정도의 관계”라고 현 상황을 진단하고 “각료로서 참배는 신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각료의 참배에 관해 “사인(私人)으로서 행동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정부가 견해를 말할 성질이 아니다”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에토 담당상은 9·11개각으로 입각 전에는 참의원(상원) 의원으로서 총리보좌관으로 있으면서 춘·추계 예대제(봄·가을 제사)나 8·15때 아베 총리를 대신해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해 공물을 대납했다. 일본 우익의 구심점인 일본회의 국회의원간담회 간사장을 맡고 있다. 국제분쟁의 무력해결과 전력보유를 금지한 헌법 제9조 개정, 자위대의 국방군 변경, 집단적 자위권 용인에 찬성하는 인물이다. 2017년 아베 총리가 가케학원 수의대 특혜 신설 비리의혹에 몰렸을 때는 “아베 총리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확신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정치적 경호원 역할을 마다치 않았다. 지난 8월에는 일본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등이 있는 자리에서 “과거 일본에선 한국을 매춘관광으로 찾았는데 나는 하기 싫어서 잘 가지 않았다”고 말해 반발을 불렀다.

 

도쿄·베이징=김청중·이우승 특파원, 이정우 기자 c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은 '매력적인 미소'
  • 한지은 '매력적인 미소'
  • 공효진 '공블리 미소'
  • 이하늬 '아름다운 미소'
  • 송혜교 '부드러운 카리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