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순부터 非수도권 이동량 늘어
‘유행 중심’ 수도권서 지방으로 전파
델타변이 검출률 두달도 안 돼 24배
백신물량 부족해 접종 확대 역부족
전문가 “당분간 감소세 전환은 난망”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은 인도발 델타 변이에 여름 휴가철,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인한 피로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방역과 일상의 조화를 통해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끝내 2000명대 확진자라는 결과를 눈으로 확인하게 됐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방대본은 4차 유행 초기였던 7월 초 수리 모델링 분석 결과 현 상황이 지속되면 하루 확진자가 8월 중순 2331명까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면서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시행 효과로 유행이 강력하게 통제되는 경우 당분간 현 수준의 증감을 유지하다가 2주 후부터는 감소해 8월 말 600명대 규모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날 2000명대 확진자 발생은 유행을 통제하는 데 실패했음을 보여준다.
여기엔 휴가철 이동량 증가가 초래한 것이란 분석이 뒤따른다. 유행의 중심인 수도권 바이러스가 비수도권으로 확대되고, 비수도권으로 휴가를 갔던 사람들이 돌아오면서 수도권이 다시 늘어나는 악순환이다.
지난 1주(8월2∼8일) 비수도권의 주간 이동량은 1억2070만 건으로, 일주일 전(1억2068만 건)보다 0.02% 증가했다. 비수도권 이동량은 지난 7월 중순부터 연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이동량도 2억3415만건에서 2억3341만건으로 차이가 없다. 이는 지난 1월보다 30%나 높은 수준이다. 델타 변이의 빠른 전파력도 확산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델타 변이 검출률은 지난주 73.1%까지 높아졌다. 6월 중순만 해도 3% 수준이었는데, 두달도 되지 않아 24배 이상 폭증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델타 변이는 전파력이 크고 초기 감염력이 강해 전파 차단에 어려움이 있다”며 “지역사회의 숨은 감염이 많은 상황에서 이동과 만남은 감염이 확산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행 거리두기가 강한 델타 변이 확산에, 확진자 규모도 훨씬 큰 4차 유행을 관리하는 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차 유행 당시 적용되던 거리두기보다 조치가 약하다. 직전 거리두기에서 5단계 중 중간인 2.5단계에서도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은 오후 9시까지로 현재 오후 10시보다 짧았다. 유흥시설 외 방문판매관, 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도 영업할 수 없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실상은 사적모임 제한에만 치중돼 있고 공적모임이나 다중이용시설 이용 등이 모두 가능했다”며 “정부가 나서 다중이용시설 집합금지 등의 강한 조치를 제시하되 대신 보상을 확실히 해주는 방식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상황 관리가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백신이지만, 이날 0시 기준 백신 접종 완료율은 15.7%에 불과하다. 정부는 백신 접종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백신 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모더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50대 2차 접종은 4주가 아닌 6주로 늦춰졌다. 그만큼 접종완료율이 더디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강도 높은 거리두기를 긴 시간 효과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강도 높은 거리두기는 시간을 번 데 불과하고 그 사이 백신 접종률을 높였어야 했는데 실패했다”며 “그게 확진자 증가의 숨은 이유”라고 꼬집었다.
당분간 감소세로 접어들긴 어렵다는 전망이 많아 우려된다. 광복절 연휴 이동과 집회 예고, 초·중·고교 개학 등 위험요인이 산적해 있다. 김탁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다음 주에도 이 규모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의료역량이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까지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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