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마스크’ 함성에 음주까지”…日, 야외 음악 축제 ‘논란’

‘코로나 확진자 폭증’ 상황서 ‘나미모노가타리 2021’ 열려 비판
SNS 등서 사람들 밀집 등 코로나 방역수칙 위반 장면 ‘적나라’
日누리꾼 “코로나 확산 상황서 행사라니”…강한 실망·분노표출
현 지사, 주최측에 ‘방역지침 위반’ 항의…주최측, 사과문 게재

'나미모노가타리 2021' 현장 풍경. 트위터 계정 '@DJ_Kay_5' 게시 사진 캡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일본에서 지난 주말 수천 명이 모인 야외 음악 축제가 열려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음악 축제에서 마스크를 벗고 함성을 지르거나 술을 마시는 등 코로나19 방역 수칙에서 벗어난 상식 밖의 일이 벌어지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31일 NHK, 아사히신문, 교도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달 28∼29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시에서 열린 야외 음악 축제 ‘나미모노가타리(NAMIMONOGATARI) 2021’에서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벗어난 상황이 전개됐다.

음악 축제 관람객이나 출연자 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동영상에는 많은 젊은이가 밀집한 가운데 마스크를 벗거나 환호성을 지르는 장면이 담겼다.

또한 인터넷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관람객들은 신체가 접촉할 정도로 밀집한 상태로 음악에 맞춰 파도를 타듯 몸을 움직이는 장면도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아이치현이 현장 상황을 담은 영상과 행사장 운영업체 등을 조사한 결과, 관람객 사이에 감염 방지를 위한 안전거리가 확보되지 않았으며 현장에 술까지 제공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행사는 29일 입장권이 6000장이 팔렸으며, 스폰서에게 제공된 2000장까지 합하면 배포된 입장권은 최대 8000장에 달한다.

아이치현에는 27일부터 긴급사태가 발효돼 행사장에는 입장객이 5000명 한도 내에서 시설 정원 50％까지로 제한됐지만, 이보다 많은 이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은 “이벤트 당일 8000명이 넘는 관객이 와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고 매우 밀집한 상태가 되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주최 측은 ▲행사장 내 마스크 착용 ▲그룹 간 거리 1ｍ 유지 ▲공연 중 함성 금지 등을 가이드라인으로 내세웠으나 결국 유명무실해지고 말았다.

일본의 누리꾼들은 이번 행사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입원도 못 하고 집에서 사망하는 환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감염 위험을 키우는 행사가 열렸다며 실망과 분노를 드러냈다.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는 방역 지침을 위반한 이번 행사가 “의료 종사자의 노력을 짓밟는 행위”라며 주최 업체에 항의문을 보냈다.

비판이 이어지자 주최 측은 “지역의 여러분과 음악 업계나 행사업계를 지지해 준 여러분 등에게 많은 폐와 근심을 끼친 것을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행사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한편, 미국에서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시카고 도심공원 그랜드파크에서 세계 최대 규모 록 페스티벌인 ‘2021 롤라팔루자(Lollapalooza) 록 페스티벌’이 열려 논란이 된 바 있다.

해당 행사에는 하루 10만 명, 나흘간 40만 명의 음악팬이 행사장을 찾으면서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행사를 강행했다고 강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