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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들 포항 아파트 신축현장서 대규모 불·탈법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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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03 19:53:30 수정 : 2021-11-03 20: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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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삼도건설, 절차 무시한 채 국도변에 무단 성토
현대건설 시공 현장 토사, 인근 농경지로 대량 유입
시민들 “환경은 뒷전, 돈벌이만 혈안… 윤리의식 미비”

"이름만 대면 알수 있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건설사들이 지역에서 아파트 사업을 시행하면서 사토불법 처리 등 환경을 훼손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지만 관할 당국의 조치는 미흡한 실정입니다."

 

3일 찾은 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미남리 일대는 수많은 덤프트럭이 사토를 운반하면서 비산먼지가 발생하고 있는데다 사토장 신고도 하지 않은 채 불법으로 성토하는 현장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특히 포항 이인지구 한화포레나 공동주택 신축공사는 한화건설과 지역주택업체인 삼도주택이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 공사는 대지 10만2000㎡(3만여 평)에 지하 2층, 지상 30층, 16개동 규모로 진행된다. 2192가구가 들어서며 오는 2024년 2월 준공예정이다.

 

한화건설과 삼도건설측은 최근까지 북구 청하면 일대 농지에다 관할구청의 허가절차도 무시한 채 불법으로 사토를 매립하는 등 환경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있다. 특히 포항시 북구지역에 대규모 아파트 건설공사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공사장에서 나오는 토사들을 버릴 곳을 찾지 못해 외곽지 국도변 일대의 임야와 답(논)을 가리지 않고 무단 성토가 잇따르고 있다.

 

한화건설측은 농지의 경우 2m 이하이면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법의 맹점을 악용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대부분 2m를 초과하는 등 불탈법을 자행하고 있다는 것. 관계자에 따르면 무단 성토한 지역은 국도변 임야로 면적은 2만여㎡가 족히 넘는다는 것이다.

한화건설과 삼도건설이 포항시 북구 이인지구에 '한화포레나'아파트를 신축하면서 나온 사토를 불법으로 성토한 현장.

포항시는 지난 1일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법기관에 고발조치를 해놓은 상태다. 한화건설이 시공하는 이인지구 공사현장에는 굴착기 등 각종 건설장비에 대한 안전펜스 미설치와 함께 비산먼지 방지를 위한 세륜시설 조차 가동하지 않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사토 성토 과정에서 문제가 돼 현재 사법기관에 고발조치 된 상태다"며 "현장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라고 해명했다

 

문제는 이 사업장뿐만 아니다. 현장과 멀지 않은 7번국도 건너편 청하농공단지 인근 농경지에서도 이같은 불법 성토행위가 대규모로 벌어지고 있다. 국내 건설사를 대표하는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초곡지구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나오는 토사가 이곳으로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곳곳에서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신축 아파트 공사장의 사토를 농경지 개량 등의 명목으로 사토하고 있다고 업체측은 주장하고 있지만 떡돌 등 농경지 개량에는 전혀 쓸모없는 사토들이 성토되면서 추수를 앞둔 농민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화건설과 삼도건설측이 이인지구 내 공사현장에서 세륜기도 설치하지 않은 채 차량이 드나들면서 비산먼지가 발생하고 있다.
한화건설과 삼도건설측이 이인지구 내 공사현장에서 안전펜스도 설치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성토한 높이도 최고 4~5m에 달하는 대규모인 만큼 포항시는 재차 이러한 행위가 적발될 시 사법기관에 고발할 방침인 가운데 3일 현장을 찾아 경고조치를 했다.

 

현대건설 측은 “성토 높이가 2m 이하인 만큼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장확인 결과 기존 농지에 어른 키보다 더 높은 높이로 이미 성토를 한데다 여기에 또 추가 성토를 하는 등 관련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대건설측은 포항시 관계부서에 사토장은 일대 2개 필지로 허가를 받았지만, 실제 사토한 면적은 10여 필지, 1만여㎡에 달하는 실정이다. 현대건설측의 자세한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현대건설이 포항시 북구 초곡지구에 '힐스테이트' 아파트를 신축하면서 나온 사토를 관련규정을 위반하면서 쌓아놓은 사토 현장.

시민 김모씨는 "대기업이 지역서 사업을 하면서 관련법까지 위반하는 등 각종 민원을 유발시키고 있다"며 "환경은 뒷전인 채 오로지 돈벌이에만 혈안이 돼 있는 일부 대기업 건설사들의 윤리의식 미비가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최근 포항 북구지역에서 대규모 아파트를 신축하면서 불법 사토 성토를 비롯해 안전조치 미흡사례, 비산먼지 발생 등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며 "이번을 계기로 지역 내에서 산지 및 개발 행위에 대한 철저한 지도단속에 적극 나서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포항지역 대형 건설사인 삼도건설과 서울에 본사를 둔 신원건설, 한화건설 등이 선린대 인근에 불법 성토 현장이 관할 기관에 잇따라 적발되는 등 포항지역은 공사현장서 나오는 사토로 연일 말썽이 되고 있다.    


포항=글·사진 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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