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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벌써 집단감염 속출… 첫 면역 회피 변이 가능성 [뉴스 투데이]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11-30 18:56:09 수정 : 2021-11-30 19: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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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감염 확산 비상

포르투갈 축구팀 선수 등 13명 확진
英선 “내주 중 감염자 수 백명 전망”
동계유니버시아드 열흘 앞두고 취소
G7 보건장관 “입국규제 등 공동대응”

阿, 백신부족에 국경봉쇄 겹쳐 발동동
남아공 대통령 “여행제한 중단” 반발
29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 시내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걸어가고 있다. 리스본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30일 현재 세계 17개국에서 확인된 가운데 벌써부터 집단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가장 먼저 발생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국가들은 백신 부족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에 미국·유럽 등 타 대륙의 국경 봉쇄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는 실정이다. 선진국들이 “오미크론 변이 정체를 파악할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 한다”며 국경 봉쇄를 정당화하자 남아공에선 “부당하고 과학적 근거도 없는 여행 제한을 당장 멈춰야 한다”는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포르투갈에선 한 프로축구팀 소속 선수와 직원 등 13명이 집단으로 오미크론 변이에 걸렸다. 이 정도이면 대규모 지역감염으로 번지는 건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크다. 포르투갈 방역당국은 “선수 등과 접촉한 수십명이 격리상태에서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감염자 대부분은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증세”라고 밝혔다. 포르투갈은 12월부터 입국 규제에 돌입한다.

영국의 경우 오미크론 발생 이틀 만에 감염사례가 11건으로 늘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문가 견해를 인용해 “다음 주쯤 영국 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수백명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도 벌써 7명의 감염자가 확인됐다. 프랑스는 오미크론 감염 의심사례 8건에 대해 보건당국이 검사에 착수했고, 아일랜드 역시 10건 이상의 의심사례를 조사 중이다.

유럽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으로 형성된 면역마저 회피하는 첫 변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오미크론의 면역 회피 가능성을 거론했다.

남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각국이 입국 규제를 강화하는 등 대응을 서두르는 가운데 30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하상윤 기자

세계 각국에서 일상회복을 위해 시행 중인 ‘위드 코로나’ 정책은 오미크론 변이 탓에 잇따라 중단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최근 비상안보회의를 열고 애초 12월 1일로 예정됐던 국경 개방 일정을 보류했다. 지난달 관광목적의 외국인 입국을 허용한 인도네시아는 이날부터 해외 입국자 격리기간을 기존 3일에서 7일로 연장했다.

스위스 동계 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우려로 올해 대회를 취소키로 했다. 이번 대회는 12월 11일부터 열흘간 스위스 루체른에서 50개국 약 1600명의 선수가 참가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었다.

피해가 가장 큰 나라들은 역시 아프리카에 몰려 있다. 오미크론 변이 발견을 전후해 코로나19 확진자가 큰 폭으로 늘어났으나 백신 부족에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에서 타 대륙의 국경 봉쇄에까지 맞닥뜨린 탓이다. 남아공은 그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200∼2000명가량 발생했는데 현지 과학자들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일일 신규 확진자가 1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본다.

28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공항 터미널에 '마스크 착용 의무' 안내판이 설치돼 있는 가운데 여객기 승무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시드니 AP=연합뉴스

특히 남아공의 경우 오미크론 변이 발생 후 백신 접종 희망자가 대폭 증가했지만 물량 부족으로 접종 속도전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남아공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은 인구 대비 24% 정도로 66%에 달하는 유럽연합(EU)과 비교해 턱없이 낮다. 그나마 남아공은 사정이 나은 편이고 아프리카 국가들의 평균 백신 접종률은 10%가 채 되지 않는다.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해 미국 등 G7(주요 7개국)이 보건장관 화상회의를 열고 입국 규제 등 긴급 대응에 뜻을 모은 점도 아프리카 국가들 시선으로 보면 불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 선진국은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해 백신 3차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최선의 대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선진국들의 코로나19 백신 물량 독점 탓에 아프리카는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한 국경 봉쇄 등 피해까지 몽땅 아프리카가 뒤집어쓰게 된 형국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세계가 정당하지 않고 과학적이지 않은 여행 제한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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