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가운데,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사진)의 출연 제의를 한 차례 거절한 것으로 드러나 이중잣대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미디어오늘은 ‘유퀴즈’ 제작진이 지난해 문 대통령의 출연 요청을 거부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을 통해 “지난해 4월 ‘유퀴즈’ 제작진과 접촉해 문재인 대통령이 한 번 출연하는 것에 대해 의사를 타진했다. 우리 쪽에서 담당 PD와도 직접 통화했다”며 “(제작진은) 생각해보겠다고 하더니 대통령을 포함해 정치인 출연이 프로그램 콘셉트와 맞지 않다고 했다. 그리고 유재석씨가 정치인 출연은 부담스러워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때 우리는 문 대통령 퇴임 1년을 남겨놓고 편하게 대통령의 이야기를 해보자, 그리고 대통령만 하는 게 아니라 청와대 이발사부터 요리사‧정원사까지 청와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청와대 특집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면 ‘유퀴즈’ 제작진은 지난해 청와대 측의 출연 의사를 밝혔으나 ‘정치인 출연은 프로그램 콘셉트와 맞지 않다’는 점을 어필한 것. 그런데 윤 당선인의 출연은 어떻게 이루어지게 됐을까.
이에 대해 기자 출신 유튜버 이진호는 “윤 당선인이 직접 의지를 내보여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진행자 유재석이 녹화 직전까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일 유튜브 채널 ‘연예 뒤통령 이진호’에 “윤 당선인이 먼저 의지를 내보이며 유퀴즈 출연이 확정됐다”며 “유재석은 물론 출연진 전원이 윤 당선인의 출연 사실을 몰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녹화장에 도착해서야 평소와 다름을 감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경호원으로 보이는 인물이 다수 있었고 녹화장 입구에 커튼까지 쳐져 있었다”며 “심지어 출연진 매니저조차 촬영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현장 매니저가 놀라 소속사 핵심 관계자에게 보고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의 프로그램 출연 소식이 알려진 후 ‘유퀴즈’ 게시판에는 예능 프로그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담긴 항의글이 쇄도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안 되고 윤석열 당선인은 출연이 가능했던 이유에 대해 미디어오늘은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의 ‘이력’에 촛점을 맞췄다.
서울대 법학과 출신인 강호성 대표이사는 1993년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를 거쳐 2013년 CJ그룹 법무실장을 지낸 뒤 2020년 12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 출신인 강 대표이사와 윤 당선인의 출연이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는 것.
하지만 CJ ENM 측은 “문 대통령 쪽에서 출연을 요청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미디어오늘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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