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업의 45%가 6일간 쉬어
대기업 대부분, 31일 휴무일 지정
300인 이상 기업 78.8% 상여금 줘
300인 이하 60%·중기 48.9% 불과
2024년에 비해 금액 18만원 줄어
中企 3곳 중 1곳은 자금난 호소해
긴 연휴에 관광·호텔업계는 화색
상당수 대기업이 설 연휴 이후 ‘샌드위치 휴일’인 31일을 휴무로 지정해 최대 9일간 쉴 수 있는 반면 중소기업 10곳 중 6곳은 27일 임시공휴일에도 쉬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300인 미만 기업의 40%는 설 상여금 지급 계획도 없었다. 또 중소기업 3곳 중 1곳은 설 연휴를 앞두고 자금난에 시달려 기업별로 명절 표정에 온도차가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9∼15일 전국 직원 5인 이상 602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 휴무 실태조사’를 한 결과 설 휴무 기업의 45.0%가 6일간 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휴무일이 5일 이하인 곳은 25.0%, 9일 이상인 기업은 22.1%였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7일 이상 쉬는 비율은 300인 이상(42.2%)이 300인 미만(28.5%)보다 높았다. 반면 5일 이하로 쉬는 기업은 300인 미만(26.2%)이 300인 이상(15.6%)보다 많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6∼14일 중소기업 8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 결과도 유사했다. 중소기업 10곳 중 6곳(60.6%)은 임시공휴일인 27일 ‘쉬지 않는다’고 답했다. 임시공휴일에 일하는 중소기업 99.2%는 설 연휴 외 추가 휴무 계획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대기업에서는 ‘샌드위치 휴일’인 31일도 지정·권장 휴무일로 정해 최대 9일간 눈치 보지 않고 쉬도록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31일 모두 쉰다. 노사 단체협상에 따라 이날을 휴일로 지정했다. LG그룹의 상당수 계열사도 31일을 전사 차원의 휴무일로 지정했다. 연차를 소진하지 않는 유급 휴무일이다.
GS그룹 지주사인 ㈜GS는 취업규칙상 명절 연휴 다음날인 31일이 휴일로 자동 지정됐다. SK하이닉스도 노사 협의에 따라 설·추석 연휴 다음날이 평일이면 지정휴무일로 운영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노사 합의로 쉬기로 결정했다. 이 외 상당수 대기업이 이날 연차 사용을 권장했다.
설 휴무 기간뿐 아니라 상여금 지급도 기업 규모별로 차이 났다. 경총 조사에서 설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라 답한 기업은 62.4%로, 지난해(64.5%)보다 2.1%포인트(p) 감소했다. 300인 이상 기업의 78.8%는 상여금을 줄 계획이나 300인 미만은 이 비율이 60.3%에 그쳤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도 30.4%가 올해 설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상여금 지급 예정이라고 답한 중소기업은 48.9%에 불과했다. 아직 결정하지 못한 곳은 20.7%였다. 상여금은 정액 지급할 경우 1인당 평균 42만4000원, 정률 지급 시 기본급의 평균 50.5%로 나타났다. 지난해 설과 비교해 정액 지급(60만9000원)과 정률 지급(기본급의 60.3%) 모두 줄었다.
중소기업 3곳 중 1곳은 설 연휴를 앞두고 자금난을 겪고 있었다. 지난해 설보다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는 중소기업은 33.5%로 ‘원활하다’(11.0%)의 3배 이상이었다.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는 응답은 55.5%였다.
자금 사정이 곤란한 원인(복수응답)으로는 ‘판매 부진’이 77.6%로 가장 많았고, ‘원·부자재 가격 상승’(31.3%), ‘인건비 상승’(19.4%), ‘판매대금 회수 지연’(13.8%) 등 순이었다.
이들은 올해 평균 2억2940만원의 설 자금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필요자금 대비 부족자금은 평균 1920만원으로 조사됐다. 부족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계획으로는 ‘납품대금 조기 회수’(49.4%)가 가장 많았고, ‘금융기관 차입’(30.1%), ‘결제 연기’(20.5%) ‘사채 조달’(4.8%) 등이 뒤를 이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내수 진작, 대출금리 인하 등 체감 가능한 지원으로 자금 사정이 곤란한 중소기업의 짐을 덜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연휴 기간이 늘면서 국내 관광업계에는 화색이 돌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5∼29일 설악, 거제, 해운대, 경주 등 주요 지점 객실이 대부분 만실이다. 이랜드파크 켄싱턴리조트 평창은 연휴 기간 평균 90% 예약률을 보였다. 조선호텔앤리조트도 25일부터 웨스틴조선부산, 그랜드조선부산, 그랜드조선제주 등이 90% 이상의 높은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리조트 속초는 27∼30일 예약률이 85%까지 올라갔다.
여행사의 국내상품도 수요가 늘었다. 모두투어의 1∼월 예약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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