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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혐중 시위와 유커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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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30 23:17:18 수정 : 2025-09-30 23:17:17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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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 권의 책을 추천했다. 김희교 광운대 동북아문화산업학부 교수가 쓴 ‘짱깨주의의 탄생’이다. 문 전 대통령은 책을 추천하며 “도발적 제목에 매우 논쟁적”이라고 했다. 책은 한국 언론과 보수 진영이 중국을 멸시하고 독재국가로 규정하는 것은 서구 민주주의를 표준화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3년이 지나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김 교수는 “막연하게 중국이 싫다는 반중 정서, 중국이 하는 건 뭐든 다 싫다는 혐중(嫌中) 정서 단계를 지났다. 한국의 혐중은 감정을 폭력으로 드러내는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고 했다.

최근 서울 시내 곳곳에서 극우 성향 보수단체의 혐중 시위가 자주 목격된다. 이들은 주한 중국대사의 얼굴이 인쇄된 현수막을 찢거나, 외국인 관광객에게 위협적 언행을 하며 ‘세계가 중국을 싫어한다’, ‘차이나 아웃’(China Out) 등 날 선 구호를 외친다. 중국인들의 범죄도 소환된다. 표현의 자유라기엔 지나치다. 2016년 사드(THAAD) 보복 사태에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교역 단절로 중국이 자초한 측면이 없지 않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전랑외교나 동북공정과 같은 역사 왜곡, 김치·한복 등을 둘러싼 문화적 갈등도 혐중 정서를 부채질했다.

12·3 계엄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리자 보수가 궤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 이들이 부정선거 개입설 등 근거 없는 음모론을 퍼뜨린 것도 작용했다. 이후 유튜브나 보수 매체에선 중국에 대한 공포와 멸시를 조장하는 뉴스가 넘쳐났다. 중국의 급속한 발전을 바라보는 청년 세대의 절망감도 혐오를 자극했다.

‘유커’(游客·중국 단체 관광객)가 돌아왔다. 3인 이상 유커를 대상으로 한 비자 면제 정책(15일간 무비자)이 그제부터 시행되면서다. 유커의 귀환은 우리 경제에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유커 입국 첫날부터 이들을 대상으로 한 칼부림 협박이 SNS에 게재돼 경찰이 추적 중이라는 소식은 안타깝다. 정치권의 불법 체류 및 범죄 증가 주장도 마뜩잖다. 관광산업은 국격을 드러낸다. 삐뚤어진 혐오 정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를 통해 경험한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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