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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보이스피싱 ‘김미영 팀장’의 정체는 보이스피싱을 수사하며 일당을 검거한 바 있는 경찰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된 tvN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 알쓸범잡2’에서는 돈에 관한 범죄를 다루며 보이스피싱에 대해 언급했다.
보이스피싱은 2017년에서 2021년까지 5년간 피해액이 2조7천억, 2020년 한 해에만 피해액이 7천억에 달할 정도로 많은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범죄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보이스피싱 조직은) 주로 해외에 거주한다. 총괄하고 지휘하는 총책이 있고 수직적으로 역할들이 있다”며 “대표적인 게 직접 통화하는 콜센터, 통장 모집책, 돈이 들어오면 인출하는 인출책, 수거한 돈을 환전해 외국에 보내는 환전책 등 점조직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익히 알려진 보이스피싱으로 ‘김미영 팀장’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권일용은 “김미영 팀장, 모르는 사람이 없다. 가명이고 총책 박씨가 9년 만에 검거됐다”며 “김미영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고 불특정 다수에게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 ‘신용불량자도 대출해주겠다’며 무작위로 문자를 보내 반응하는 사람에게 상담하며 개인정보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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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법에 당한 이들의 피해액만 80억에 달했다. 피해자가 수만 명인 가운데 총 피해 금액은 400억 정도로 추정됐다. 이같은 피해를 입을 동안 ‘김미영 팀장’은 어떻게 잡히지 않았을까.
박씨가 운영했던 조직은 직원이 100명이 넘었다. 기업처럼 움직였기에 성과급과 여행을 비롯해 선물 등을 직원에 제공하며 운영했던 것. 2010년부터는 필리핀에 코리안 데스크를 만들어 경찰이 공조할 수 있는 요원들을 상주시키며 실정을 파악하도록 만들었다.
이후 9년 만에 필리핀 소도시에서 검거된 박씨의 정체에 또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는 모 경찰서에서 보이스피싱 담당 수사를 하던 경찰 출신이었던 것.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박씨는 사이버수사대 근무하면서 수사를 잘해서 체포를 많이 해 특별 승진까지 했던 경력이 있다. 2008년에 뇌물을 받고 파면됐다”면서 그가 보이스피싱 범죄의 길로 들어서게 된 배경을 밝혔다.
한편 박씨는 지난달 31일 국내로 송환된 뒤,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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