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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호가호위(狐假虎威)하려 하지 말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여권에서는 문맥상 상황에 맞지 않은 사자성어를 썼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등에게 질의한 뒤 마무리 발언 도중 최근 대통령실 인사 논란을 꼬집으며 “구중궁궐에서 벗어나겠다고 물리적 공간을 청와대에서 용산, ‘용와대’로 옮기면 뭐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더 이상 문고리 실세 뒤에 숨어서 호가호위하려 하지 마라”고 했다.
고 의원이 쓴 ‘호가호위’는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린다’라는 뜻의 사자성어로, 권력이나 권세가 없는 자가 남의 권세를 빌려 허세를 부리는 상황을 비유할 때 쓰는 표현이다. ‘문고리 실세’가 대통령에 기대 호가호위하지 말라고 표현할 수 있지만,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에게 이 표현을 쓰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고 의원의 발언을 올린 뒤 “고 의원께선 참으로 엉뚱한 말씀을 하신다”며 “문맥상 사자성어 본래 뜻에 해당되는게 단 한 가지도 없지 않나. ‘호의호식(好衣好食)’을 말하려다 실수하신 게 아닌지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고 썼다.
국민의힘 동작갑 당협위원장인 장진영 변호사도 유튜브 방송을 통해 “무려 중국어학과 출신 KBS 13년차 아나운서 인재라는 분이 한자 교육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호가호위도 모르는 척 몸소 희생했다”고 비꼬았다.
이는 고 의원의 ‘방송 14년 경력 인재’ 발언을 비꼰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을 비판해온 고 의원은 문재인정부 당시 자신의 청와대 부대변인 발탁 또한 사적 채용 아니냐는 지적을 받자 “방송만 14년 했었고 웬만한 프로그램들은 거의 진행했던 아나운서였다”며 “그런 능력들을 인정받아 인재 영입이 됐던 케이스(사례)”라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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