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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2부작 '동과 서…' 동·서양 사고방식의 기원 추적

입력 : 2008-04-21 10:30:20 수정 : 2008-04-21 10: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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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전체를 보는 동양인 & 각각으로 쪼개서 보는 서양인
◇EBS ‘동과 서, 그 차이의 비밀’은 동서양의 사상·철학·문화적 차이의 근원을 파헤친 다큐멘터리다.

당신 앞에 원숭이, 판다, 바나나가 있다. 셋 중 둘을 묶어야 한다면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장담컨데 당신은 원숭이와 바나나를 엮었다. 원숭이는 바나나를 ‘먹기’ 때문이다. 그런데 똑같은 질문을 마이클한테 던지면 그는 원숭이와 판다를 선택한다. 둘 다 ‘동물’이어서다.

이 같은 차이는 개인 성향에서 오는 게 아니다. 동양과 서양의 차이다. 동양인은 사물을 볼 때 전체 속의 조화를 중시하고, 서양인은 각 사물의 개별성을 먼저 본다. 다시 말하자면 서양인은 명사 위주로, 동양인은 동사 위주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이번 봄 개편 때 고품격 다큐멘터리를 집중 선보이겠다고 약속한 EBS ‘다큐 프라임’이 동·서양인 간 사고방식의 차이를 비교하고 그 기원을 추적한 2부작 ‘동과 서, 그 차이의 비밀’을 내놨다. 21, 22일 오후 11시10분 각각 방송된다.

제작진은 성(가족)과 이름(개인)의 순서에서부터 짐작되는 동서의 차이를 문화심리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지난 한 달간 국내외 심리학 전문가들을 심층인터뷰하고 미국, 영국, 서울 등에 거주하는 동·서양인을 대상으로 문화심리학 실험을 진행했다. 연출자 이정욱 PD는 “개인 중심의 서양인, 관계 중심의 동양인이라는 별도의 특성이 누적돼 각각의 철학·문화를 형성했고, 이러한 바탕이 글로벌 시대의 현대인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제1편 ‘명사, 동사로 세상을 보는 서양, 동양인’에서는 사물을 분리, 분석해 바라보는 서양인과 전체적으로 보는 동양인 특성의 기원을 찾는다.

연결과 전체를 강조하는 동양문화는 우주나 세상이 독립된 사물로 분리돼 움직인 게 아니라 서로 연결돼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연결체라는 인식구조를 가진다. 하지만 서양문화는 사물을 분리, 분석해 공통된 규칙을 찾는 데 집중한다. 이러한 까닭에 서양에서는 과학과 ‘황금비례’, 가산명사가 발달했고 동양에서는 2500년 전부터 조수간만의 원리를 당연시했다.

제2편에서는 어떠한 사물과 맞닥뜨릴 때 그것을 ‘보려 하는’ 서양인과 그것이 ‘되려 하는’ 동양인의 차이점을 그린다. 서양인은 ‘나’와 ‘너’는 분리돼 있다. 그러기에 관찰자는 일인칭 시점으로 대상을 바라봐야 하며, 이러한 시점은 서양인의 사고방식의 기초가 됐다. 하지만 관계를 중시하는 동양인에게 ‘너’는 또다른 ‘나’이다. 그러기에 대상을 자신과 늘 비교하며 그 대상의 시점에서 자신을 바라본다. 관찰이 아닌 동일시다. 그러기에 비슷한 현대 교과를 가르치는 학교에서조차 동양에서는 “어떻게”라는 질문이 중요하고 서양에서는 “왜”라는 질문이 더 많이 오가는 것이다.

2005년 ‘TV가 나를 본다―20일간 TV 끄고 살아보기’를 연출하기도 했던 이 PD는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격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동양과 서양은 아직까지 서로간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해 많은 갈등과 오해가 표출되고 있다”면서 “이 프로그램이 양측을 좀 더 잘 이해하는 데 일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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