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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출발 하고 싶어요”… 소년원 문신 제거 바람

입력 : 2012-10-22 19:27:53 수정 : 2012-10-22 19: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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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치기가 사회복귀 발목 … 원생들 앞다퉈 수술
법무부, 무료 시행… 일반인 1만6000여명도 혜택
A(19)군은 5년 전 왼쪽 팔뚝에 ‘惡心(악심)’이라는 글자 문신을 큼지막하게 새겼다. 부모 이혼과 사망으로 갑갑한 현실을 원망하며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낙인’을 찍었다.

소년원을 제집 드나들듯 하던 A군은 마음을 고쳐먹고 미용기능사와 네일아트 등 자격증도 여러 개 땄다. 새출발을 다짐하던 A군에게 문신은 큰 장벽으로 다가왔다. 흉측한 문신을 새긴 사람을 사회가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지레 겁을 먹엇다. 예전 철없던 시절로 돌아갈지도 모를 갈림길에서 A군은 소년원에서 무료 문신제거 수술로 희망을 되찾았다. 소년원에서 나온 A군은 높은 경쟁률을 뚫고 지방의 한 유명 미용실에 취직했다.

A군은 “문신이 드러날까봐 여름에도 반팔 옷을 입지 못할 정도로 주변 시선을 의식하며 살았다”며 “과거의 흔적을 지웠더니 새로운 삶이 보였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에게 여전히 유행하는 문신이 정작 비행 청소년들이 수용된 소년원에서는 ‘찬밥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방황하던 시절 한때의 치기 어린 호기심이 부메랑이 돼 사회 복귀에 발목을 잡자 앞다퉈 제거를 자청하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

22일 법무부와 법조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0개 소년원과 1개 소년분류심사원 의료진이 문신제거 수술을 해 준 보호관찰대상자는 573명에 달한다.

법무부는 2004년부터 소년원생의 사회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무료로 문신제거 수술을 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모두 3522명의 보호관찰대상자가 소년원을 거쳐 수술을 받았다. 이들이 문신제거 수술을 받는 이유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다.

법무부 관계자는 “문신으로 군입대를 거부당하거나 결혼을 앞두고 파혼 위기를 맞는 사람을 보면서 과거 흔적을 꼭 지워달라고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특히 문신으로 취업이 어렵다고 호소하는 사례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무료 문신제거 수술이 좋은 반응을 얻자 법무부는 현재 소년원생 외에도 소년원 출신, 보호관찰 대상자, 저소득층 청소년, 산업체 근로자로 무료 수술 대상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일반인들을 대상으로도 문신제거 수술을 늘리면서 지난해 말 기준 일반인 1만6470명이 무료로 혜택을 받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호기심과 과시욕에 별 생각 없이 문신을 했다가 후회하는 경우를 부지기수로 본다”며 “젊은 시절 객기 부리듯 문신을 새기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청소년 사이에 번지는 문신 유행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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