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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개성공단 중단 협박에 굴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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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5-15 21:51:52 수정 : 2009-05-15 21: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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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어제 개성공단 토지임대료와 임금, 세금 등과 관련된 기존 계약의 무효를 선언하고 자신들이 새로 제시할 조건을 남측이 무조건 받아들일 의사가 없다면 공단에서 철수해도 좋다고 통보했다. 금강산 관광 중단에 이어 남북 경협의 상징으로 남아 있는 개성공단의 중단도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이는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경색된 남북관계가 끝내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파국으로 치닫고 있음을 알려주는 심각한 사태다.

북의 개성공단 중단 위협은 긴장을 단계적으로 고조시켜 상대방으로부터 최대한 많이 얻어내려는 벼랑끝 전술로 이해한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월 말 남북 당국자 접촉에서 개성공단과 관련한 모든 계약을 재검토하기 위한 협상을 다시 시작하자고 요구했다. 북한의 태도가 점차 강경해지는 현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이미 금강산 관광도 중단시켰다. 북한의 이런 태도에는 순수해야 할 남북 경협을 볼모 삼아 정치게임을 벌이겠다는 불순한 저의가 엿보인다.

북한의 이 같은 일방적 요구는 국제법상으로도 말이 안 되고 신의에도 어긋난다. 그리고 북한의 행동이야말로 6·15 공동선언을 위배하고 남북 평화 공존을 기대하는 민족적 이해에도 배치된다. 북한은 당연히 억지요구를 철회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정부의 대응도 중요하다. 속단하지 말고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기를 바란다. 끝까지 협상을 통해 북한을 설득하려는 끈기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이 앞으로 협상을 통해 구체적인 요구를 하겠다는 여지를 남긴 점도 주목해야 한다. 다만 정부가 북한의 생떼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특히 나름대로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하고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북한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닐 경우 남북관계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햇볕정책의 한계는 이미 드러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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