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배제, 안보대응 긍정평가 ‘지지율 44%.’
25일로 취임 한 달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의 성적표다. 한국갤럽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245명을 상대로 휴대전화 무작위걸기(RDD)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긍정 평가 44%, 부정 평가 19%였다. 박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도는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역대 대통령 취임 한 달 지지도와 비교할 때 가장 낮은 것이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지연으로 국정 공백이 길어진 데다 잇따른 인사 실패로 혼란을 자초했기 때문으로 지적된다.
박 대통령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첩 인사’로 극명하게 드러난 독선적인 ‘나 홀로 리더십’이다. 갤럽 조사에서도 ‘직무수행 부정평가’ 응답자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 ‘인사 잘못’이 29%로 가장 많았다.
비밀을 중시하는 박 대통령이 사실상 모든 걸 주도해 인사검증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 이렇다보니 청와대와 여당은 책임소재를 따지지 못하고 박 대통령의 눈치만 살펴야 하는 꼴이다.
박 대통령의 원칙도 흔들렸다.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인사를 장관에 앉히겠다고 공언해놓고 이명박정부에서 임명된 김관진 국방부장관을 유임해 인사청문회를 피하는 ‘꼼수 처방’을 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정부조직 개편 협상 때 타협보다는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밀어붙이려는 모습을 보였다. 국회를 존중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박 대통령의 공언이 헛구호가 된 셈이다.
반면 박 대통령이 안보 위기에 차분히 대처한 점은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핵실험 등 북한의 위협에 대해 시종 단호한 대응 의지를 밝혀 국민은 물론이고 금융시장을 안정시켰다.
내각에 측근이나 실세 정치인의 기용을 자제하고 외부 전문가나 내부 관료를 발탁해 공직사회의 동요를 막고 조기에 안정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역대 정권처럼 자기 사람을 심는 낙하산 인사를 배제해 공무원의 사기도 진작시켰다는 것이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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