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투기·두아들 병역의혹
더이상 버틸수 없는 한계 평생 사회적 약자를 대변한 법조인으로 명망이 높았던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명 5일 만에 스스로 후보직을 내놓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지명 당시 야당에서조차 ‘도덕성과 신망 있는 인물’이라는 평을 받았던 그가 두 아들의 병역면제와 재산 형성 과정에서 각종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자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전 ‘명예’를 지키는 선에서 사퇴 결심을 굳힌 것으로 풀이된다. ‘깜깜이 인사’로 화를 자초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책임론에 휩싸이며 향후 국정 운영에 적잖은 부담을 떠안게 됐다.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회의실에서 법질서·사회안전분과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 허정호 기자 |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새누리당 내에서도 답답한 목소리가 나왔다. 당과 인수위 연석회의가 열린 28일 일부 고위 당직자는 각종 의혹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김 전 후보자에게 ‘조속하고 적극적인 해명’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그는 “문제될 게 없으니 염려 마라”며 30일 구체적인 해명 자료를 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한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김 전 후보자가 ‘아들 병역 의혹은 전혀 문제될 게 없는데 오래전 일인 데다 생각지도 않았던 부동산 관련 의혹이 제기돼 당혹스럽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김 전 후보자가 직접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투기 의혹이 커졌지만 이에 반박할 만한 자료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그의 건강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보청기를 사용하는 그의 청력을 문제 삼아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된 것이다. 김 전 후보자는 이날 사퇴의 변에서 “국민의 알권리도 중요하지만 인격을 최소한 존중하며 보도해달라”며 언론보도에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이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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