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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대박…영화는 쓴잔…'극과극' 배우들

입력 : 2008-08-06 14:12:14 수정 : 2008-08-06 14: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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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이문식·봉태규·김수로… TV형 스타들?

스크린과 TV의 경계가 허물어진 지 오래다. 많은 배우들이 영화와 TV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영화에선 이렇다 할 힘을 보여주지 못한 배우들이 TV에서는 좋은 흥행 성적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 TV에선 펄펄 날면서 유독 영화에선 힘을 못 쓰는 극과 극 배우들을 살펴봤다.

◆TV형 스타 누가 있나=최근 종영한 SBS 수목 드라마 ‘일지매’의 이문식, KBS 2TV ‘태양의 여자’ 김지수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문식은 이준기와 더불어 ‘일지매’ 흥행의 일등공신이다. 극중 일지매의 양아버지였던 쇠돌 역으로 절절한 부정을 선보여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특히 그는 연기를 위해 앞니까지 뽑는 투혼을 발휘했다. 얼마 전 한 온라인 토론사이트가 실시한 ‘일지매 조연 중 일등공신이 누구인가’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이문식은 78% 지지로 1위를 차지했다.

김지수는 멜로 배우로서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김지수는 지난달 31일 끝난 ‘태양의 여자’에서 악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피가 섞이지 않은 자매의 운명적 삶을 그린 이 작품은 식상한 이야기임에도 김지수, 이하나 등의 열연으로 호평을 받았다. 시청률 6%대에서 시작한 ‘태양의 여자’가 마지막회에서는 27.3%(TNS미디어코리아 기준)를 기록한 데는 무엇보다 김지수의 힘이 컸다.

하지만 이들의 스크린 성적은 신통치 않다. 이문식은 ‘마을금고 연쇄습격사건(전국 12만명, 이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기준)’ ‘플라이 대디’(42만) ‘공필두’(15만) ‘구타 유발자들’(14만) 등 최근 몇 년간 찍은 영화 대부분이 흥행에 실패했다. 그나마 ‘마파도 2’가 156만명을 모아 체면치레했다.

김지수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05년 ‘여자, 정혜’로 스크린에 데뷔, 여배우 기근에 허덕이던 충무로의 기대를 받았으나 이듬해 ‘로망스’(36만) ‘가을로’(59만)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19만) 등 3편이 줄줄이 쓴맛을 봤다.

SBS ‘패밀리가 떴다’에서 예능 감각을 뽐내고 있는 김수로 역시 영화에선 큰 재미를 못 봤다. ‘흡혈형사 나도열’ 이후 주연급으로 발돋움했지만 ‘잔혹한 출근’(43만) ‘쏜다’(36만)가 연이어 실패했고 지난 6월 개봉한 ‘그녀는 예뻤다’도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SBS 수목 드라마 ‘워킹맘’에서 철없는 연하 남편 역을 맡아 인기몰이 중인 봉태규의 영화 성적은 참담한 수준이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6편에 출연하며 왕성하게 활동했지만 모두 쓴잔을 마셨다. ‘방과후 옥상’과 ‘두 얼굴의 여친’이 기록한 76만명이 최고 스코어다. ‘가루지기’ ‘썬데이 서울’ ‘가족의 탄생’ 등은 30만명도 모으지 못했다. ‘외과의사 봉달희’ ‘온에어’로 연타석 홈런을 때린 이범수도 영화에선 대박 작품이 없다.


◆TV와 영화는 상극?=똑같은 배우가 영화에선 맥을 못 추면서 TV에선 시청률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한 이유는 뭘까.

우선 계속된 흥행 실패를 겪은 배우들이 TV로 잠시 방향을 돌렸다는 분석이 있다. 실제로 김지수는 1년 반이 넘게 영화 출연을 하지 않고 있다. 꾸준히 TV에서 러브콜을 받았지만 고사하던 김수로도 결국 예능 프로에 입성했다.

이는 영화와 TV가 배우를 다루는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영화는 배우를 오랫동안 세밀하게 포착하며 감정선을 충분히 뽑아낸다. 따라서 연기톤이 조금만 흐트러져도 단점이 도드라진다. 하지만 TV는 사전 제작이 아니기 때문에 영화만큼 고도의 집중력과 연기력이 필요없다.

영화평론가 심영섭씨는 “TV는 급하게 찍다 보니 연기에 대해 요구하는 수준이 다르다”며 “순발력이나 리액션이 좋은 배우들이 TV에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접근도와 관람층 등의 차이도 원인이다. 공중파는 누구든지 쉽게 볼 수 있는 보편적인 무료 서비스다. 반면 영화는 극장에 가서 관람료를 지불하는 적극적 행위를 수반한다. 리모컨만 켜면 나오는 TV보다 비용을 치르는 영화를 더 까다롭게 선택하는 건 당연하다.

한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TV 드라마는 욕하면서 본다고 하지만 영화는 절대 그렇지 않다”며 “일부 배우들의 영화가 그동안 외면을 받은 건 이들이 비슷비슷한 장르에서 기존 이미지를 반복 소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성대 기자 
karis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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