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피해자 심리를 상담하는 경찰 케어(CARE·Crisis-intervention, Assistance, Response)팀 이재은·이지연 서울경찰청 경장은 피해자들에게 범죄로부터 받은 고통을 감추지 말고 심리 상담 등을 통해 치료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서울경찰청 케어팀 이재은 경장이 범죄피해자를 상담하고 있다. |
현재 서울청에는 이들이 케어팀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피해자를 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일단 피해자는 경찰조사에 응해야 하고, 범행 현장도 정리해야 하는 등 일에 치여 심리상담을 받을 여유가 없다.
이 때문에 케어팀은 일단 사건 초기에 안면만 익히는 등 가벼운 접촉을 시도한다. 그리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후에야 본격적인 상담 치료를 권한다. 피해자의 심리 상태를 고려해 집이나 근처 커피숍 등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장소를 고르는 것도 이들의 일이다. 이들은 피해자들을 상대로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6개월 동안 심리상담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의 고통이 경제적인 부분에서 비롯된 것인지, 심리적·법률적 부분에서 생겨난 것인지 파악해 적절한 지원책을 마련한다.
어렵게 만나고도 피해자들이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아 애 태운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상담 도중 생계의 어려움이나 주위 시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상담을 중단하는 일이 생기면 안타까운 마음에 발을 구르기도 한다. 그러나 피해자가 상담을 통해 다시 사건 전의 삶으로 돌아갔을 때는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을 느낀다.
케어팀은 “아예 상담이라는 개념이 없어 이를 설득하는 것에서부터 애를 먹기 시작하고, 상담이 시작되더라도 끔찍한 악몽을 되살리지 않으려는 피해자들의 마음을 여는 데 또 애를 먹는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지난해 3월부터 심리학 전공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 또는 관련 근무·연구 경력 3년 이상인 피해자심리 전문요원 10명을 케어팀으로 뽑아 서울·경기·인천·부산·대구 등 대도시권 5개 지방청에 2명씩 배치했다. 하지만 매년 발생하는 수만명의 강력범죄 피해자를 담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강원·전라 등 일부 지방에는 아예 배치조차 되어 있지 않다.
특별기획취재팀 tams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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