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정치’ 익숙… 온라인 활용 가능성
연철호씨 대검 재출두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500만달러를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13일 검찰 재조사를 받기 위해 손수 차를 운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들어오고 있다. 송원영 기자 |
노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사실과 다른 이야기”라며 박연차 리스트와 자신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부인했지만, 검찰의 일관된 입장은 노 전 대통령이 박연차 리스트의 ‘몸통’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13일에도 노 전 대통령이 금품수수의 주체라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를 여럿 내놓았다.
이에 노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앞으로 벌어질 상황에 대해 다양한 방법과 경로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대응방식은 함구했다.
노 전 대통령의 향후 대응은 박연차 회장 진술의 ‘진위’에 집중될 전망이다. 노 전 대통령은 12일 글에서 “중요한 것은 증거”라고 강조하며, 박 회장이 검찰의 선처를 바라고 ‘허위진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해 놓았다. 측근도 “검찰이 확보한 증거는 박 회장의 진술밖에 없고, 박 회장의 진술이 사실이 아니라면 모든 게 허물어진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진술을 놓고 노 전 대통령이 검찰과 치열한 사실관계 다툼을 전개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일부에서는 여권 실세들의 연루 의혹을 거론하며 검찰 수사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거나,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해명과 방어’라고 했지만 그 내용이 상당히 공격적이었고 강한 반감이 담겨 있어 이 같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응 수단은 당분간 ‘온라인’을 이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재임 중에는 물론 퇴임 이후에도 적극 활용해 온 인터넷은 노 전 대통령에게 익숙한 ‘정치공간’이다. ‘외줄타기’하듯 아슬아슬한 현 국면에서 인터넷 서신은 치밀한 법리 검토를 거쳐 꼬투리가 잡히지 않게 잘 다듬어진 입장을 내놓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13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으나, 일각에서는 기자회견이나 언론보도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중에도 급박한 상황이 전개되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육성’을 통해 여론 반전을 시도했다.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은 “구체적인 대응책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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