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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원 리스트’ 수사도 빨라졌다

입력 : 2009-04-14 09:28:17 수정 : 2009-04-14 09: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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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이어 여택수도 돈수수 드러나
검찰, 비자금 266억 사용처 추적 박차
◇회사 돈을 횡령하고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구속수감된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13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호송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대검 중수부의 ‘박연차 리스트’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는 가운데 대전지검 특수부의 ‘강금원 리스트’ 수사에도 속도가 붙었다. 검찰은 강금원(구속) 창신섬유 회장에게서 불법자금을 받아 쓴 정치인들을 소환조사한 뒤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인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에 이어 여택수 전 청와대 행정관이 강 회장 돈 수억원을 받아 쓴 것으로 드러났다. 강 회장이 창신섬유와 시그너스골프장에서 횡령한 자금으로 조성한 266억원 가운데 수억원이 2004년 여씨에게 전달됐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정확한 액수는 밝힐 수 없지만 거액이 건네진 것은 사실”이라며 “돈을 받은 시점이 정치활동 일선을 떠난 뒤여서 정치자금법을 어긴 것인지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액수가 크고 여씨가 노 전 대통령 수행비서를 지낸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이 돈이 노 전 대통령과 직접 관련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하지만 여씨는 “사업자금 명목으로 강 회장에게 빌린 돈”이라며 “차용증과 투자 내역 등을 다 갖고 있어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행정관 시절인 2004년 3월 롯데그룹에서 청탁 명목으로 3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기소된 여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나 현재는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만간 안 최고위원도 소환해 강 회장에게서 받은 추징금 대납용 10억여원의 불법성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강 회장이 조성한 비자금이 안 위원과 여씨 이외에 제3의 인물에게 뿌려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사용처 추적에 나섰다.

이와 함께 검찰은 강 회장이 2007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봉화에 총 70억원을 투자한 경위와 투자금 사용내역 등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봉화를 설립한 진짜 목적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측면 지원인지, 투자금 일부가 노 전 대통령을 위해 쓰였는지 등을 따져볼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강 회장이 가불 형태로 횡령한 266억원 가운데 갚지 않은 돈이 수십억원대”라며 “이 돈의 행방을 찾아야 사건 전모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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