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의를 주재하는 코니 헤데가르드 덴마크 기후·에너지장관은 이날 개막 연설에서 “가난한 나라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고통에 맞서 싸우도록 재정적인 지원을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이번 회의의 핵심”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코펜하겐 회의는 기후변화를 막을 기회”라며 “만약 이 기회를 놓친다면 앞으로 더 좋은 기회를 절대로 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덴마크 경찰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미 회의장인 벨라센터 주변은 환경단체 등의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각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테러 위협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회의 전날인 6일 벨라센터에 정체불명의 소포가 배달돼 폭약전담반이 출동하는 등 소란을 빚기도 했다. 이 소포에는 옷이 들어 있었다. 덴마크 경찰은 각국 대표단의 안전과 회의장 주변 경계를 위해 전체 경찰 인력의 절반인 6000명을 코펜하겐에 집중 배치했으며, 필요하다면 93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회의 주최자들은 회의 자체를 가능한 한 환경친화적으로 치른다는 방침이다. 회의장에는 병에 든 생수 대신 일반 수돗물이 생물 분해성 옥수수 녹말로 만든 컵에 담겨 비치된다. 회의 참석자들이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호텔에서 회의장까지 셔틀버스는 운행되지 않는다. 고위 대표단에게는 유기 폐기물에서 추출된 에탄올을 연료로 한 리무진이 제공된다.
유엔은 가수 밥 딜런의 1962년 노래 ‘어 하드 레인스 고너 폴(A Hard Rain’s Gonna Fall)’을 코펜하겐 회의 비공식 축가로 채택했다. 핵전쟁 등으로 인한 인류 종말에 대한 두려움과 경고를 담은 이 노래는 현 시점에서 지구를 파멸로 이끌 수 있는 ‘환경 재앙’에 대한 경고로도 해석될 수 있어 기후변화회의 축가에 선정됐다.
한편 영국 BBC방송이 23개국 2만4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4%가 기후변화를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답해 1998년 44%보다 크게 늘었다. 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 1, 2위를 다투는 미국과 중국은 각각 45%, 57%만이 기후변화가 “심각한 문제”라고 답해 세계 평균을 밑돌았다.
조풍연 기자 jay24@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