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살리기 위한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후변화회의인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가 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시작된 가운데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 합의에 근접하고 있다’ ‘행복한 피날레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고 AP와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저명한 기후변화 과학자인 니컬러스 스턴 영국 런던정경대 교수는 세계 각국의 온실가스감축협상과 관련해 과학적인 요구를 충족시킬 만한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스턴 교수는 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각국 정부가 제시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가 지구 평균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내로 묶을 수 있는 수준에 거의 근접했다”고 밝혔다. ‘2도’는 코펜하겐회의의 목표이자 과학자들 사이에 지구온난화의 파국적인 재앙을 막을 수 있는 한계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이 2도를 넘지 않기 위해서는 2020년까지 연간 440억t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현재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목표치가 이행될 경우 그때까지 연간 460억t의 이산화탄소가 감소될 것으로 추정됐다.
유엔은 기후변화 대응이 이번 회의로 전환기를 맞이할 것이라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이보 데 보어 UNFCCC 사무총장은 이날 “기후변화회의를 진행한 17년 동안 전례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며 “각국 정부가 거의 매일 (온실가스 감축) 약속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30∼40년 정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가디언은 완강 중국 과학기술부장(장관)이 이같이 밝혔다면서 협상의 핵심 쟁점인 중국의 이산화탄소 감축 문제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코펜하겐 회의가 기후변화 재앙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영국 기후변화연구의 싱크탱크인 틴들기후변화연구센터(TCCCR)의 케빈 앤더슨 소장은 6일 인디펜던트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 중국, 인도와 같은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이 제시한 제안은 상징적 제스처에 불과하다”며 “(현재 제시된 목표치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배출량의 정점 시기가 너무 늦어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내로 묶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게리 후프바우어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협상은 최소 (교토의정서 시효가 만료되는) 2012년까지 연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춘렬 기자 clj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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