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동맹 가치 인식”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8일 오전 전화통화를 갖고 천안함 침몰사건 대응 방향과 한미 동맹 전반에 대해 협의했다.
이 대통령은 25분간 통화에서 국제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조사 진전 상황을 설명하며 “조사가 당초 목표한 대로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한국 정부의 대응과 국제조사단의 조사 활동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한국에 파견해 향후 대응에 대해 한국 측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측이 전했다.
양국 정상은 또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국제의무를 준수하고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 약속을 이행하는 동시에 이웃 국가들에 대한 호전적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며 공조 노력을 강화키로 했다.
아울러 천안함 사태의 대응과 동맹 강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으며, 6월 캐나다 G20(주요 20개국) 회의를 계기로 양자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구조 및 인양 작업 과정에서 미국이 전문가들을 파견하는 등 적극 지원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고, 특히 “이번 천안함 사태를 통해 한국 국민들이 한미동맹의 가치를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20일 천안함 합동조사 결과 발표 직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21일은 석가탄신일, 23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인 점을 감안해 내주로 시기를 미뤘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내주 초 대국민 담화 형태로 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양 정상은 한국의 안보를 공고히 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서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양국 외교·국방장관(22) 회의를 오는 7월 22일 서울에서 개최키로 했다.
이날 전화는 백악관 측이 먼저 걸었고, 오바마 대통령은 모두에 “How are you, my friend”라고 친근감을 표했다.
백악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두 정상은 한국과 한국군, 한국 영토 및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최고의 노력을 약속했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가까운 친구이자 동맹국인 한국의 번영과 방어를 위한 미국의 강력하고 확고한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허범구, 워싱턴=조남규 특파원 hb k10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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