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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신드롬… 서울시장 보선 지지율 1위
2위 나경원의 2배… ‘제3 정치 세력화’ 촉각
‘20대가 가장 닮고 싶어 하는 인물 1위’, ‘30·40대 직장인이 최고경영자(CEO)로 모시고 싶어 하는 인사 1위’.

모두 안철수(사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앞에 붙는 타이틀이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무소속 출마설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안 원장이 실제로 선거판에 뛰어든다면 20∼40대 유권자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를 가늠케 한다. 안 원장은 4일 전남 순천에서 열린 ‘희망공감 청춘콘서트’에서 시장 출마와 관련해 “기왕 이렇게 된 바에야 진지하게 고민하고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왜 ‘안철수 신드롬’인가. 기존 정치권에 대한 냉소와 불신이 새 얼굴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대 정치학과 강원택 교수는 통화에서 “우리 사회의 변화 요구를 기존 정치권이 담아내지 못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갖는 파괴력은 어느 정도일까.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이미 독주 태세다. 이날 발표된 국민일보·GH코리아의 후보 적합도 조사(3일 서울시민 500여명 대상)에서 안 원장은 36.7%로, 2위인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17.3%)을 압도했다. 안 원장, 나 최고위원, ‘야권 통합후보’로 거론되는 박원순 변호사의 3자 대결에서도 각각 55.4%, 24.6%, 9.1%로 격차가 상당했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단기 승부인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무당파’를 중심으로 맹위를 떨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신기루’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적은 한번도 없다는 ‘경험칙’에서다. 1995년 첫 시장 선거에서 ‘무균질 정치인’ 돌풍을 일으켰던 무소속 박찬종 후보도 선거 초반 50%를 넘는 지지도를 보였으나 끝내 민주당 조순 후보(42.4%)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정치 컨설팅업체 e윈컴 김능구 대표는 “과거 선거를 보면 변화를 지향하는 민심도 결국은 제1, 제2 정당에 수렴되고 말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 원장의 ‘전략기획 브레인’으로 꼽히는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과거 정치인과 달리 안철수 개인에 대한 신뢰와 감동이 뿌리이므로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치권은 내년 선거와 맞물려 새로운 정치세력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시한다. 신진 세력이 이번 선거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면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해 신당 창당 등 세 규합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안 원장 등 ‘정치 예비군’ 육성에 힘써온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제3의 길’ 개척 의지가 강하다고 한다. 실제로 이날 “안 원장이 선거에서 성공한 뒤 ‘제3세력’에 대한 폭넓은 국민 지지가 있다면 그때 가서 선택의 여지가 많다”며 창당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하지만 동력 확보가 쉽지 않고 시민사회를 주축으로 한 정치 개혁 움직임과 겹치는 측면도 있어 지속적인 정치세력으로 나아가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김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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