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회사 리얼미터와 중앙일보가 20∼21일 자동응답 전화조사를 해 22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박 후보는 양자 가상대결에서 48.4%의 지지율을 얻어 45.8%를 기록한 잠재 유력경쟁자 서울대 안철수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이 조사에서 박 후보가 안 원장을 꺾은 것은 13일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박 후보의 취약 지지층인 40대층에서는 여전히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같은 날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40대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양자 대결에서 박 후보는 41.0%의 지지율로 안 원장(53.1%)에 한참 뒤졌다. 박 후보에겐 치명적인 결과다. 30대 이하가 야권, 50대 이상 세대가 여권 성향으로 뚜렷하게 갈리는 상황에서 40대는 대선 판세를 좌우하는 세대로 역대 대선에서 ‘40대의 표심’을 얻은 후보가 대선 승리를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과거 사회 중견급으로 진입하면서 보수화 성향이 강했던 40대가 최근엔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1980년대 학번이 주축이 되면서 민주주의와 소통의 가치에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는 추세다. ‘사상 진보, 생활 보수’ 세대라 불리는 이유다. 게다가 40대 유권자는 수(4·11총선 전체 유권자 22%)도 가장 많다.
이번 선거는 역대 최고의 박빙 승부가 일찌감치 예견됐다. 박 후보의 한 참모는 이날 “최소 30만표 차이로 당락이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후보가 2040의 젊은 표심을 잡지 않고는 대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박 후보가 이날 간담회에서 “40대 문제를 잘 푸는 것이 굉장히 지대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위기감을 반영한 듯하다. 그는 “이분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어 드릴 수 있는 교육, 주택, 일자리, 노후 문제를 마련해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발표하고 많이 만나서 보완할 것이 있다면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40대에 소구력을 보일 수 있는 FM(정도) 대응이 정책적 접근인데 박 후보의 경우 이들과 역사인식이 전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에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며 “박 후보의 진정성이 제대로 수용되기 위해선 논란인 박정희 시대에 대한 평가 수위의 조절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나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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