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차량 수시 이동 기만전술 펼쳐
조평통 “이제 단추 누르는 일만 남아” 한·미 정보당국과 북한의 미사일 숨바꼭질이 이어지고 있다. 북한이 강원도 원산지역으로 옮긴 무수단 미사일을 격납고에 숨겼다가 끌어내는 행동을 반복하고, 함경남도 일대에서 관측된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량(TEL)의 장소를 수시로 옮기는 등 고도의 기만전술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소식통은 11일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곧 발사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사일을 격납고 안으로 옮겼다가 꺼내는 행동을 반복해 발사 시점을 정확히 판단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또 “함경남도 지역에서 식별된 TEL 4∼5대도 수시로 장소를 바꾸고 있다”면서 “미사일 동향을 관측하는 한·미 양국의 피로도를 높이고 정보수집망을 교란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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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의 패트리엇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예상된 가운데 11일 서울의 모처에 패트리엇(PAC-2) 요격 미사일이 북쪽 상공을 향해 배치돼 있다. 연합뉴스 |
당시 북한은 발사 열흘 전인 12월 2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 로켓 전체를 가릴 수 있는 가림막을 설치해 장거리 로켓의 조립 과정을 은폐했다가 이틀 뒤 발사해 우리 군의 허를 찔렀다. 2월 3차 핵실험 때도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에 위장막을 설치해 주요 장비와 인력의 동향이 한·미 감시망에 포착되는 것을 막았다.
북한의 기만전술에 맞서 한·미 양국 군은 군사위성과 고공전략 정찰기(U-2), 이지스 구축함,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그린파인), 공중조기경보통제기(피스아이) 등 정보자산을 총동원해 북한 미사일의 움직임을 실시간 추적하고 있다.
한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전용열차가 10일 무수단 미사일 발사대가 있는 강원도 원산 방향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11일 보도했다. 김정은이 현장에서 미사일 발사를 시찰하고 지휘하기 위해 열차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서기국 보도를 통해 “무자비한 보복성전의 화살표는 이미 미국 본토와 태평양상의 미군기지를 비롯해 미제 침략군이 둥지를 틀고 있는 모든 거점들에 그어져 있다”며 “이제 단추만 누르면 발사되게 돼 있고, 발사되면 원수들의 아성이 온통 불바다가 될 판”이라고 위협했다.
한편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정보 수집에 힘쓰고 있고, (쏜다면) 확실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해 자국 영공 통과시 요격을 기정사실화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기 위해 G8(주요8개국)이 통일된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병진 선임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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