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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공연뒤로 核·미사일 도발… ‘좌충우돌’ 독재자

입력 : 2013-04-12 16:38:31 수정 : 2013-04-12 16:3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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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초기 유화 제스처 거두고 폭주
우려했던 ‘싱싱한 김정일’ 모습 연출
軍중심 강경파 정권 헤게모니 장악
핵·경제건설 병진노선 성공 불투명
11일로 집권(노동당 제1비서 취임) 1년이 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그간 ‘카멜레온’처럼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였다. 스위스 유학파 출신의 ‘최연소 지도자’를 향한 국제사회의 기대와 달리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竝進)’이라는 모순된 기치를 내걸고 도발 위기를 고조시키는 좌충우돌의 행보를 거듭했다. 류우익 전 통일장관이 우려했던 ‘싱싱한 김정일’이 된 듯한 모습이다.

◆변화와 도발 사이를 오락가락한 김정은


김정은 체제는 지난 1년 동안 ‘변화’와 ‘도발’ 사이를 오갔다. 지난해 초 북한 매체는 나이 어린 지도자의 한계를 지적하는 외부의 시선을 의식한 듯 ‘김일성 조선을 더욱 빛내이실 젊으신 위대한 영도자’(노동신문 2012년 1월28일), ‘인민에게 희망 안기는 젊은 영도자’(조선신보 2월16일)라는 표현을 동원해 가며 김정은의 ‘젊음’에 ‘희망적 이미지’를 중첩시켰다.

측근과도 거리감을 유지하며 카리스마를 극대화했던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군부대나 민간시설 시찰시 일반 병사나 주민들과의 스킨십을 통해 격의 없는 지도자의 모습을 연출했다. ‘젊은 지도자’의 파격은 집권 첫해 여름인 지난해 7월 정점에 달했다. 미국 만화영화 캐릭터인 미키마우스가 등장하는 모란봉악단 공연을 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일반에 선보인 아내 리설주와 팔짱을 끼고 걷는가 하면, 능라인민유원지에서 놀이기구를 타고 파안대소하고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김정은의 파격 행보는 그즈음 내놓은 농업개혁조치(6·28 경제개선 조치)와 맞물리면서 북한의 개혁·개방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핵실험 이후 도발 본색 드러낸 김정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유화 제스처는 오래지 않아 가식으로 판명났다. 그는 태풍이 몰아친 지난해 8월 비무장 상태로 낡은 목선에 올라타 연평도 포격부대인 무도방어대를 시찰하며 한껏 배짱을 내보인 뒤 3차 핵실험 강행을 시발로 한 도발 시리즈를 펼쳐보였다. 김정은 정권은 실무형 테크노크라트를 내각에 전진배치하는 등 내부적으로 변화의 발판을 마련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작금의 도발 행태는 군부를 중심으로 한 강성파가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통일연구원은 지난해 말 펴낸 ‘김정은 정권의 정책전망’에서 “김정일을 능가해야 한다는 콤플렉스로 더욱 무모한 행태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런 뒤 김 제1위원장의 리더십에 대해 국정 주도능력 확장→부분적 대내외 정책변화 시도→체제모순 극복방법과 권력온존 방법 충돌→반개혁·통제 정책 회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했다.

자주성을 위한 수단인 핵과 미사일이 경제적 자립을 막는 장애물로 작용하는 체제의 모순을 극복하지 못하는 한 북한의 변화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집권 2년차를 맞이해 최근 새 국정과제로 ‘핵·경제건설 병진 노선’을 채택했으나 근본적 체제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한 한계가 명확하다는 분석이다.

통일연구원은 “자주성을 위한 수단이 역설적으로 자주성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김정은 정권의 정책 방향은 지그재그식의 변동은 있을지라도 사안에 따라 단기적 또는 중장기적으로 사회경제적, 정치적 불안정성을 증대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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