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의원은 22일 국회 정론관을 찾아 “국회의원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가슴 태우면서 실종자를 기다리는 가족들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도 했다. 그가 거듭 머리를 조아린 것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 탓이다. 그는 20일 페이스북에 “실종자 가족 행세하며 정부 욕하고 공무원들 뺨 때리고 악을 쓰고 욕을 하며 선동하던 이들”이라며 동영상과 사진 주소를 나란히 게재했다. 또 영상과 사진에 대해 각각 “유가족인 척하면서 선동하는 여자”, “위 동영상 여자가 밀양송전탑 반대 시위에도 똑같이 있네요”라는 설명을 달았다. 사진에 등장한 여성 A(41)씨는 권 의원을 비롯해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글을 퍼나른 총 18명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대구 성서경찰서에 진정서를 냈다. A씨는 경찰에 “밀양송전탑 반대시위를 했지만 세월호 참사 현장에 간 적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동영상의 여성은 실종자 가족으로 확인됐다. 권 의원은 페이스북 글과 계정을 삭제했지만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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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권은희 의원(가운데)이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는 선동꾼이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데 대한 사과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에 둘러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남정탁 기자 |
당 소속 논산시장 송영철 예비후보는 이날 중앙당이 금지한 빨간 점퍼 대신 흰색 점퍼를 입고 한 행사장에서 참석자에게 명함을 돌리며 악수하는 등 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재원 공천관리위 부위원장은 “문제가 있으면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거듭된 당부에도 불미스런 일이 ‘1일 1건씩’ 터져 곤혹스런 표정이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자작시(17일), 유한식 세종시장 후보의 ‘폭탄주 술자리’ 참석(18일), 한기호 최고위원의 ‘좌파 색출론’(20일), 정몽준 의원 아들의 ‘국민정서 미개’ 발언(21일) 등으로 당은 멍들고 있다. 당은 SNS에서 특정 세력이 정부를 공격하는 괴담을 살포하고 있다고 확신하지만 섣불리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는 눈치다. 황우여 대표는 소속 의원 전원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유가족과 국민 마음을 아프게 하는 어떤 행위도 국민과 당에 대한 해악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김재홍 기자 h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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