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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회 한국종교발전포럼 참석자들 |
지난 19일 서울 대학로 서울대 암연구소 삼성암연구동 이건희홀에서 열린 제 50회 한국종교발전포럼(회장 박재갑 국립암센터 석좌교수) 특강에서 이주화 한국이슬람교 이맘은 차분한 어조로 이슬람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조목조목 이해시켰다. 이 자리에는 각계 인사 6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이 이맘은 ‘이슬람교의 오해와 진실’이라는 주제의 특강에서 “오늘날 세계 이슬람 신도는 약 17억명으로 세계 인구의 4분의 1이 이슬람 신자”라고 밝히고, “‘한 손에 꾸란, 한 손에 칼’은 오해이며 무력과 폭력에 의한 선교는 이슬람의 어떤 가르침에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이슬람은 평화, 포용, 용서의 종교로, 살인을 대죄로 간주한다”며 “이슬람의 이름으로 자행하는 테러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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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화 이맘 |
이 이맘은 “아부 바크르의 승계를 부정하는 극소수 사람들 중심으로 시아파가 생겨났으나, 긴 역사 속에 두 종파는 평화롭게 살았다”며 “수니와 시아는 큰 틀에서 함께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이라크에서 수니파는 20%밖에 안됐는데, 사담 후세인이 수니파로서 오랫동안 정권을 잡은 것이 그 예라는 것. 그런데 외세가 개입하면서 정치적 대립을 종교 갈등으로 몰고 갔다는 것이다.
그는 이웃종교에 대해서 “이슬람은 종교의 자유가 보장돼 있으나, 국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앙을 강요하는 선교는 허락지 않는다”며 “무슬림은 하루 5번씩 하는 근행 예배를 통해 스스로를 신앙의 가르침으로부터 벗어나지 않도록 가꾼다”고 말했다. 이슬람 경전 꾸란(코란)은 신앙은 강요하여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가르친다는 것.
이슬람 신학을 배우기 위해 10년 가량 사우디아라비아에 살았다는 이 이맘은 “이슬람교의 인간애와 청정한 삶이 다른 종교보다 신실하다고 느꼈다”며 “어르신들이 기른 수염만 봐도 존경심이 우러났으며, 사우디 생활은 천국 같았다”고 회고했다.
이슬람 인구는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현재 한국의 이슬람 신자는 13만5000(한국인 3만5000)명에 이르며, 프랑스는 400만~600만명으로, 세계에서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진다. 미 워싱턴 소재 퓨 포럼이 조사한 ‘세계 종교 풍경’(2010년)에 따르면 이슬람 인구는 기독교 인구 22억(가톨릭이 50%, 개신교 37%, 정교회 12%)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종교발전포럼은 매월 셋째주 목요일 오전 6시30분 서울대병원 암연구소에서 열리며 여러 종교의 원리와 경전을 함께 연구하고 토론하는 순수 종교연구 모임이다. 박재갑(66) 박사가 ‘종교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서울대병원 의사들을 중심으로 포럼을 시작했는데 각계 인사가 참여하는 모임으로 발전했다. 특정 종교에 치우치지 않고 정치색도 없다. 정부 지원 한 푼 없이 100여 명의 회원들이 내는 회비로 꾸려간다. 공부와 상관없는 어떠한 소모임도 허락지 않는다. 편견 없이 다양한 종교를 공부하자는 취지다. 참석자 가운데 개신교 성직자만 없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to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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