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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선거구 미획정 입법 비상사태… 액션 가능"

입력 : 2015-12-14 18:35:11 수정 : 2015-12-15 01: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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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부터 예비후보 등록… 여야 뒷짐만 ‘예고된 파국’이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 지도부 누구도 “내 책임”이라 자책하지 않았다. 내년 4·13 총선 선거구획정을 위한 여야 협상은 예비후보 등록일(15일)을 코앞에 둔 14일에도 헛바퀴를 거듭했다. 여야가 31일 밤 12시를 넘을 때까지 선거구획정에 합의하지 않으면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현행 246개 지역구가 모두 없어진다. 현역 의원이 아닌 출마 희망자들은 총선에 도전할 선거구도 모른 채 후보등록부터 해야 하는 데다 그마저도 보름여 만에 무효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자연히 정치 신인을 중심으로 불평·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보다 못한 정의화 국회의장이 선거구획정안의 직권상정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물밑접촉만 거듭할 뿐 선거구획정 협상에서 진전을 보지 못했다. 현행제도(지역구 246, 비례 54석)에서 지역구만 7석가량 늘리자는 새누리당과 비례대표 의석 수를 줄이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비례성을 강화하자는 새정치연합이 팽팽하게 맞섰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인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의 중재안에 담긴 균형의석 제도의 연동 비율을 현행 50%에서 40%로 낮추는 방안을 ‘최종안’이라며 여당에 제안했다. 15일 활동을 종료하는 정개특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당내 경선 시 안심번호제 도입을 가능하게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 여야가 사전합의한 법안만 의결했다.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예비후보자 등록 신청 개시일을 하루 앞둔 14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선관위에서 직원들이 등록 접수 준비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민낯을 드러낸 여야 지도부의 정치력 부재에 정 의장은 직권상정 가능성을 경고했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와의 회동에서 “정말 위기가 오고 있다. 12월 31일이 되면 여러분의 지역구는 다 없어진다”며 “이것이 입법비상사태”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선거구획정에 대해서는 의장이 액션을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우선 15일까지 여야 협상이 타결되지 안으면 중앙선관위 산하 선거구획정위에 기준안을 독자적으로 만들어달라는 ‘1차 중재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것도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의장이 직접 기준안을 내놓아 이를 바탕으로 선거구획정안을 만들게 하되, 30일까지를 심사기일로 지정하는 ‘2차 중재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심사기일 뒤엔 의장이 직권으로 선거구획정안을 본회의에 올리는 비상책을 동원해서라도 선거구획정을 올해 내에 완료하겠다는 것이다.

‘안개’만 자욱한 선거구획정 협상에 애가 타는 것은 원외 정치인이다. 덜컥 예비후보를 등록했다가 선거구획정이 31일을 넘어서면 이들은 예비후보 등록 후부터 모금한 후원금을 몽땅 반납해야 하고 제작한 플래카드와 명함을 고스란히 버려야 한다. 서울 강북을 지역구에 도전하는 새정치연합 박용진 전 대변인은 통화에서 “이 때문에 예비후보 등록을 조금 늦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선거구 분구·합구가 예상되는 지역구에서 뛰는 원외 후보의 속은 더 탄다. 합구 대상인 서울 중구에서 새누리당 경선에 출마키로 한 청와대 김행 전 대변인은 “나도 황당하지만 유권자들도 자기 지역구에 누가 후보로 나오는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역 의원들이나 당협위원장들의 ‘기득권’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김 전 대변인은 “선거구획정이 안 되는 것보다 더 괴로운 것은 당협위원장들이 사퇴하지 않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은 중앙위 결정에 따라 이날로 지역위원장에서 사퇴하기로 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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