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내부기준·자율규제 관여 못해 앞으로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와 같은 예외적 상황을 빼곤 금융사 경영에 개입할 수 없게 된다. 또 규제 제정 때 네거티브 방식(원칙 허용·예외 금지 방식) 가능 여부를 의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규제 운영규정’을 이달 중 제정해 내년 1월 시행한다고 15일 밝혔다. 금융규제 운영규정이란 금융당국이 규제나 감독을 할 때 지켜야 할 원칙과 절차를 명문화한 것이다.
법령규제 개혁과 행정지도 같은 그림자규제 개선을 상시화해 금융개혁을 이어가겠다는 취지로, 새 규정은 상위 법인 행정규제기본법을 금융 분야에 맞게 특화한 것과 같은 성격을 갖게 된다.
운영규정안을 보면 법령으로 규제를 만들거나 개정하기 전 먼저 국제수준에 부합하는지, 네거티브 방식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도록 했다. 행정지도를 할 때는 금융사의 내부통제 기준이나 자율규제에 개입할 수 없도록 금지 원칙을 정했다. 또 건전성 손상이나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금융회사의 인사, 가격, 배당 등 내부경영 사항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행정지도를 할 때는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이 미리 의무적으로 사전협의를 하고, 의견청취 기간을 반드시 거치도록 하는 등 지도절차도 세부적으로 규정했다. 행정지도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간접적인 불이익도 줄 수 없도록 했다.
이밖에 자체 규제심사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하고 옴부즈맨 같은 외부 모니터링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달 18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23일 금융개혁회의 심의를 거쳐 내년 1월부터 운영규정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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