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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찬의 軍]'KF-X·KF-16 개량' 시동···전투기 부족 해결되나

입력 : 2015-12-16 14:15:21 수정 : 2015-12-16 16: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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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격을 준비중인 KF-16 조종사.
   

군 당국이 2020년대 발생할 공군의 전투기 전력 공백 사태를 막기 위한 계획을 본격 가동했다.

방위사업청은 16일 국방부 청사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 주재로 92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한국형전투기(KF-X) 개발 사업 추진계획 수정안과 KF-16 성능개량 사업 추진계획 수정안을 각각 의결했다.

방추위의 결정에 따라 미국이 이전을 거부한 KF-X 4개 핵심장비의 체계통합 기술을 대체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개발과 항공기 통합을 담당한다. AESA 레이더 관련 기술은 KF-X 개발에 필요한 핵심 분야로서 지난 2013년 ADD의 KF-X 탐색개발 당시 시제품이 만들어졌다.

KF-16 성능개량 역시 BAE 시스템스에서 미 록히드마틴으로 체계통합업체가 변경됐으며, AESA 레이더 업체 역시 레이시온에서 노스롭그루먼으로 바뀌었다.

공군이 운용하는 KF-16 전투기 134대의 레이더와 컴퓨터, 무장체계 등을 최신 제품으로 교체하는 KF-16 성능개량 사업은 2012년 7월 영국 BAE 시스템스가 수주했으나 미 정부와 BAE시스템스가 각각 5000억원, 3000억원의 추가 비용을 요구하면서 사업 착수조차 이루어지지 못했다.

군 당국이 KF-X 개발과 KF-16 성능개량 수정안을 최종 확정하면서 사업들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지만, 원래 일정보다 수년이 늦어진 상황에서 2020년대 전투기 공백 사태를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적지 않다.

◆ 美 기술이전 ‘불가’, ‘플랜B’ 선회

방위사업청이 KF-X 사업 체계개발 기본계획을 수정한 것은 미국의 기술이전 거부에 따른 ‘플랜B’의 성격이 짙다.

당초 방사청은 미국으로부터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적외선 탐색 추적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EO TGP), 전자파 방해장비(RF 재머) 등 4개 핵심장비의 체계통합 기술을 이전받으려 했으나 미 행정부로부터 ‘불가’ 통보를 받았다.


ADD가 개발한 AESA 레이더 시제품.


이에 따라 방사청은 ADD와 국내 방산업체의 역량을 결집하고, 일부 부족한 분야는 제3국과 협력하는 ‘플랜B’로 선회한다.

지난달 초 ADD가 국방부 출입기자단에게 미국이 이전을 거부한 4개 핵심장비와 관련된 부분을 공개한 것도 ‘플랜B’에 대한 공감대 형성의 성격이 짙었다.

당시 ADD측은 “2010년부터 2년간 진행된 탐색개발을 통해 AESA 레이더를 가볍고 작게 만드는 방법과 레이더 전자파의 관리 등에 대한 노하우를 습득했다”며 “KF-X에서는 레이더의 두께를 줄이고 냉각 시스템을 정교화하는 등의 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ESA 레이더의 핵심 중 하나인 TR(Trangister) 소자는 KF-X의 형상에 따라 달라지지만 약 1000개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ADD는 전망했다.  TR 소자는 프랑스의 라팔이나 스웨덴의 그리펜 전투기 레이더 수준으로 미국에 비하면 다소 낮다.

군 당국은 ADD가 KF-X 탐색개발 당시 연구한 결과물을 바탕으로 전자장비 개발과 체계통합이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이 축적된 AESA 레이더의 하드웨어 분야와 달리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미지수다. 하드웨어가 포착한 정보를 조종석에 어떻게 구현할지를 판가름할 소프트웨어는 “해외에서 기준 알고리즘을 도입해 변형하고 소스코드를 개발한다”는 방침 외에는 알려진바 없다.

특히 해외에서 도입한다 해도 작동 과정을 알 수 없는 ‘블랙박스’ 형태로 소프트웨어가 넘어올 경우 자체적인 성능개량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무늬만 국산’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싱가포르에 추월당한 KF-16 성능개량

1조7500억원이 투입되는 KF-16 성능개량은 공군이 운용하는 KF-16 전투기 134대의 레이더와 컴퓨터, 무장체계 등을 개량하는 사업이다. 2012년 7월 방사청은 입찰에 참여한 BAE시스템즈 미국 법인을 사업자로 최종 선정했지만 미 정부와 BAE시스템스가 각각 5000억원, 3000억원의 추가 비용을 요구하면서 사업이 일시 중단됐다.


KF-16 편대.

BAE시스템즈는 “미국 정부가 자사의 담당 업무 범위를 확대하고 위험관리 비용을 인상했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방사청은 BAE시스템즈에 1차적인 책임을 물었다.

이를 두고 군 안팎에서는 KF-16 성능개량사업을 제작사인 록히드마틴이 아닌 BAE시스템즈에 맡긴 것이 사태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록히드마틴이 F-16의 핵심 기술 특허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사인 BAE시스템즈가 사업을 수행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가격을 낮추는 데만 중점을 둔 방사청의 무리한 경쟁입찰 방식이 화를 불렀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이 KF-16 개량을 놓고 혼선을 빚는 동안 다른 나라들은 록히드마틴과 잇달아 계약을 체결하며 전력 공백을 방지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최근 록히드마틴과 9억1400만달러(1조7000억원) 규모의 F-16 개량 계약을 체결했다. 60대의 F-16을 운영하는 싱가포르는 2023년까지 개량을 마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F-35 도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KF-16 전투기.


반면 우리 군은 싱가포르보다 먼저 F-16 개량을 구상했지만 사업 진행 과정에서의 논란으로 일정이 늦어졌다. 그 동안 미국에 먼저 건너가 있는 KF-16 2대는 창고에 방치됐으며, 나날이 노후화되어 가는 F-4/5는 정비 부담과 더불어 전투기 전력에 큰 도움이 되기 어렵다. 여기에 국회가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고, 내년도 예산 200억원도 50억원이 삭감됐다.

공군이 최대 100대에 가까운 전력 공백 사태를 맞을 위험이 서서히 높아지는 상황에서 KF-X는 2025년에 전력화가 시작되고, KF-16 역시 당초 일정보다 늦어지는 만큼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투기 리스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군 당국의 정책결정이 주목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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