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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상정' 충돌…정의화 "내 성을 다른 성으로 바꾸던지"

입력 : 2015-12-17 18:36:59 수정 : 2015-12-17 22: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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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위기경고음 응답해야” 정치권이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 5개 법안에 대한 직권상정 논란에 휩싸이면서 정국이 경색되고 있다. 청와대·여당, 정의화 국회의장, 야당은 17일 쟁점법안 처리 방식을 놓고 3각 구도로 얽히면서 대립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17일 국회에 들어서며 쟁점법안 직권상정에 관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이재문 기자
정 의장은 1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쟁점법안 직권상정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국회법이 바뀌지 않는 한 바뀌지 않는다”며 “내가 성을 (정씨가 아닌) 다른 성으로 바꾸든지…”라고 청와대·여당 요구를 거듭 일축했다. 그는 국회 정상화의 책임론을 거론한 청와대에 대해 “그런 정도는 국회의장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데 구태여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삼권이 분립돼 있는 대한민국 민주체계에 뭔가 의심할 수 있는 그런 여지가 있는 말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고 쓴소리를 했다. 또 “해임건의안을 낼 수 있다”는 새누리당 이장우 대변인 발언에 대해 “그럼 해임안을 내고 통과되면 내가 (의장직을) 안 하면 되죠”라고 불쾌한 듯 반응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재문 기자
새누리당은 경제 위기상황과 야권의 분열에 따른 국회의 입법 기능 마비를 이유로 직권상정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안간힘을 쏟았다.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은 우리 경제에 울리는 위기경고음에 응답하라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소식에서부터 국내 취업자 수 감소, 최근 기업들의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을 나열한 뒤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경제활성화를 위해서 뛰고 있는데 이를 적극 도와줘야 할 우리 국회는 야당의 불참과 비협조로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도 “메가톤급 대외 악재들이 태풍처럼 밀려들고 있다”며 “그야말로 대외악재 비상사태”라고 경제위기론에 힘을 실었다.

직권상정을 거부한 정 의장에 대한 불만도 여전했다. 친박계 좌장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어제 정 의장의 ‘지금 대한민국은 경제위기가 아니다’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이런 위기의 상황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비상한 전환점을 갖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당 일각에선 청와대의 일방적인 소통방식에 대한 불만도 엿보인다. 당 관계자는 “청와대가 여야 지도부를 먼저 찾아가 쟁점법안 처리 협조를 구해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 정 의장을 찾아가 직권상정으로 처리하라고 하니 스텝이 꼬일 대로 꼬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설픈 긴급명령 발언도 전략적인 실책이라는 지적이다. 정병국 의원은 한 라디오방송에서 “긴급명령을 발동해도 (쟁점법안은) 결국 다시 국회로 돌아와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결국 정치권을 파국으로 끌고 가게 될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오른쪽)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쟁점법안 직권상정을 압박하는 청와대와 여당을 비판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우리당은 앞으로 선(先) 상임위 타결 원칙을 내면서 임하겠다”고 밝혔다. 상임위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협상에 임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이 같은 원내지도부의 방침은 “반대만 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16일 문재인 대표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발언과 괴리가 있어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당내 투톱 간 균열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쟁점법안 직권상정에 대한 국민 여론은 찬반이 팽팽했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직권상정 반대가 46.0%로 찬성 41.9%를 오차범위(±4.4%) 내에서 앞섰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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