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비만클리닉도 ‘맹탕’… 절박한 마음 악용 피해 조심
다양한 분야의 고액 ‘인생 과외’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돈과 시간만 날리는 경우도 많다. 과외에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연애 경험이 없던 A(24)씨는 제대 후 수소문 끝에 ‘픽업아티스트’에게서 연애수업을 받았다. 이론과 실전 비용으로 수강료 500여만원을 지불했다. ‘실전 연습’ 명목으로 나이트클럽 등에서 강사와 같이 마신 술값도 모두 A씨의 몫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익힌 연애 실력이 정작 실전에선 통하지 않았고 여전히 솔로 신세다. A씨는 “지금까지 이런저런 명목으로 쓴 돈을 합치면 (500만원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살던 대로 살걸…”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평소 체중 문제로 고민하던 B(27)씨는 ‘지방흡입을 하지 않아도 부작용 없는 다이어트가 가능하다’는 문구에 홀려 강남의 한 비만클리닉을 찾았다. 병원 홈페이지에 실려 있는 체중 감량 성공 사례 사진은 B씨의 마음을 흔들리게 했다. 상담 결과 홈페이지에 나온 사례와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3개월에 걸친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총 1000만원이라는 거액에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매번 다이어트에 실패했던 B씨는 ‘인생 마지막 다이어트’라 생각하고 과감히 투자했다. 하지만 실제 과정에 돌입하니 체중 감량과 식단이 다이어트 방법의 대부분이었다. 굳이 클리닉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식단 조언과 “절대 체중을 늘려 와서는 안 된다”는 조항 등이 전부였다.
이미 돈을 선불로 지불했던 터라 기왕 시작한 것 끝까지 해 보자는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끝냈지만 홈페이지에서 선전했던 극적인 체중 감량 효과는 없었다. B씨의 체형은 몇 달 뒤 예전으로 돌아갔다.
취업준비생을 상대로 한 ‘자소서(자기소개서) 컨설팅’ 피해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취업준비생 김모(28)씨는 “8만원을 내고 자기소개서 첨삭을 받았지만 눈에 띄게 달라진 부분이 없었다”며 “바뀐 부분도 성의 없이 느껴져 실망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은 “친구와 함께 자소서 첨삭을 받으러 갔는데 내용도 없고 독설만 듣고 온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영애 인천대 교수(소비자아동학)는 “과외가 결과나 성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며 “남의 도움을 빌려서라도 사회 구조에서 윗자리를 선점하려는 욕구는 이해하지만 자신의 힘으로 성취한 것이 아니면 결국 이것을 지키기 위한 자존감을 가지지 못하게 된다”고 충고했다.
이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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