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한국홈쇼핑유통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이 중소기업의 TV홈쇼핑 진출 현황 및 문제점,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
"TV홈쇼핑 입점업체의 비용부담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꿔야 합니다”
지난 9월 중소기업청의 인가를 받아 공식출범한 신생 협동조합인 한국홈쇼핑유통사업협동조합(이하 한유협) 최경환 이사장(39)은 조합이 추진하는 정책적 과제의 하나로 현행 정액제의 폐지를 꼽았다.
정액제란 홈쇼핑 입점업체가 방송시간을 돈을 주고 사는 것으로, 시간당 많게는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액제로 할 경우 홈쇼핑은 수입이 보장되는 반면 입점업체는 판매실적과 관계없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최 이사장은 “지나치게 높은 입점비용으로 인해 홈쇼핑에 진출한 중소기업 가운데 60% 이상이 도산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면서 “대기업인 홈쇼핑과 입점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리스크를 분담하는 정률제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홈쇼핑이 중소기업 제품을 70% 이상 편성한다고 하지만 인기품목 위주로만 편성하는 등 제한적이어서 많은 중소기업에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각 홈쇼핑이 하루에 1시간이든 일정시간을 고정적으로 한유협이 추천하는 중소기업 제품을 방송하도록 하는 정책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산하 홈쇼핑인 홈앤쇼핑부터 이같은 방안을 적용해 점차 확산시켜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한유협은 유통에 취약한 중소기업의 홈쇼핑 입점 지원을 주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영세규모의 조합원들을 위한 경영 컨설팅과 홍보, 마케팅 등도 지원한다. 현재 조합원은 150여개 업체로 신생조합 치고는 빠른 속도로 조합원을 늘려가고 있다. 홈쇼핑 입점 지원의 경우 내년 1월 조합원의 제품인 ‘김수미의 전복장’과 ‘무나투나 영어교재’가 각각 홈앤쇼핑, 롯데홈쇼핑과 방송 스케줄을 잡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최 이사장은 조합원이 개발한 무 카페인 스포츠음료 홍보를 위해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축구선수 안정환에게 부탁해 모델료를 고정급이 아닌 판매량에 따라 받는 러닝캐런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 또 조합이 개그맨 김대희 유민상 김지민 등이 소속된 JD브로스와 조만간 협약을 맺고 조합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유명인 홍보모델을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우수한 상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홈쇼핑 유통에 익숙하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 너무 많습니다. TV 홈쇼핑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작은 디딤돌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한유협이 홈쇼핑에 진출하려는 중소기업의 도우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최 이사장은 독일 주방용품 칼슈미트를 국내 홈쇼핑에 론칭한 이후 2013년까지 칼슈미트 아시아지사장을 지내는 등 다수의 히트상품을 배출한 홈쇼핑 1세대이며, 현재 홈쇼핑 동영상을 활용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큐비텍의 CEO이기도 하다.
지난 7월20일 열린 한국홈쇼핑유통사업협동조합 창립총회에서 참석자들이 힘차게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그는 홈쇼핑 베테랑으로서의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최 이사장은 "홈쇼핑에서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 제품과 유사한 상품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개발자나 제조자 입장에서만 보지 말고 고객 입장에서 그 상품의 용도와 필요성 등에 착안해 기획해야 판매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홈쇼핑은 방송 연출과 진행, 담당 PD 또는 쇼호스트의 역량, 동시간대 주요 채널의 시청률 등 상품 외적인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좋은 상품과 구매조건이라도 해도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판매실적이 저조할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한유협은 중소업체들이 홈쇼핑 진출 시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증보헙 가입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보증회사와 협의를 통해 단체로 보험을 가입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유협 조합원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1구좌(10만원) 이상의 지분을 가져야 하고, 소정의 가입비와 월 회비를 납부하면 된다.
송광섭 세계파이낸스 기자 songbird803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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