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값의 2% 저임금으로 아동 착취한 나이키
구글·애플·이케아 등 50개 콘체른의 ‘민낯’ 공개 세계를 집어삼키는 검은 기업/클라우스 베르너 로보, 한스 바이스 지음/김태옥 옮김/숨쉬는책공장/1만7000원
‘세계를 집어삼키는 검은 기업’은 다국적 거대 기업집단 콘체른의 파괴적 행위를 고발한다. 독일 저널리스트 두 사람이 쓴 이 책 초판은 2001년 독일에서 출간되었고 최근 개정판이 나왔다.
클라우스 베르너 로보, 한스 바이스 지음/김태옥 옮김/숨쉬는책공장/1만7000원 |
2012년 독일 코카콜라는 2012년 20억유로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단 300만유로의 세금만 냈다. 오스트리아 코카콜라는 같은 해 겨우 6만유로 세금만 냈다. 세계적인 의약 제조사인 독일 화이자는 2012년 13억4000만유로의 매출을 올리고 1억200만유로의 이익을 냈지만, 세금납부액은 제로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무려 1억유로가 넘는 이익을 냈는데도 납세액은 0이라니? 하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콘체른의 실상이 이렇다면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클라우스 베르너 로보와 한스 바이스는 거대 기업집단이 이익 창출보다는 인류 평화와 복지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진은 유명 다국적기업들 로고. 코트라 제공 |
그들의 뛰어난 은폐술 덕분에 소비자들은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은폐술은 다양하다. 우선 정부 고관들과 친분을 두텁게 한 다음 유명인을 동원해 광고를 한다. 때로는 정치헌금도 한다.
저자들은 전 세계에서 덩치 큰 순서로 50개 콘체른을 골랐다.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 이케아, 자라 등 익숙한 콘체른들이 망라되어 있다. 법률상으로는 각자 독립적이지만 경영상으로는 한 사람이 소유한 거대 기업집단이 콘체른이다.
소비자들은 단지 품질이나 가격 때문에 유명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지는 않는다. 소비자들은 즐거움을 사는 것이다. 브랜드 이미지는 기업의 경제적 성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들은 ‘나이키냐 아디다스냐’, ‘마이크로소프트냐 애플이냐’, ‘아이폰이냐 갤럭시냐’를 두고 논쟁할 때 아주 감정적이 된다. 이는 거대 기업들이 광고와 이미지 관리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결과다.
저자들은 “기아와 빈곤의 원인은 인구과잉 때문도 아니고, 가난한 나라들의 농업과 기후적인 조건들이 나빠서도 아니다. 기아와 빈곤은 무엇보다 전 세계 부의 불공정한 분배가 가져온 결과”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식료품 콘체른과 석유·석탄 등 원료 콘체른은 각국 정부 관료와 결합해 세계를 거리낌 없이 착취한다”고 비판한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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