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특위 도입유예 방침 반박
친박 “최고위서 결론낼 일” 반발
사안마다 대립… 계파 갈등 고조 내년 총선 공천룰을 둘러싼 새누리당 내 계파 갈등이 심상치 않은 조짐이다. 친박(친박근혜)계의 공세에 밀리는 것처럼 비친 비박(비박근혜)계가 역공에 나서면서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당장 당내 경선 여론조사에서 안심번호 제도를 도입할 수 있느냐를 놓고 대치전선이 형성됐다. 김무성 대표는 30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안심번호 제도 도입과 관련해 이동통신회사 임원들과 중앙선관위, 당 여의도연구원 관계자들과 함께 회의를 가진 끝에 제도 도입이 기술적, 시간적으로 가능하다는 답을 얻었다고 밝혔다. 앞서 당 공천제도특별위원회는 안심번호 제도 도입이 비용 및 기술적 문제가 있다면서 총선 전 도입이 쉽지 않은 것으로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했다.
비박계를 대표하는 김 대표가 직접 공천특위가 잘못된 결정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동통신사에서 걱정하는 것은 이 문제 때문에 나중에 후보자들로부터 법적 시비에 걸리고 싶지 않다는 것인데, 선관위가 주관하는 것으로 바꾸면 얼마든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비용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지적에 당장 친박계는 반발했다. 공천특위 위원인 김재원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해 다 되는 것이냐, 사용하기에 엄청난 비용이 소모되면 실질적으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박계는 또 안심번호 제도 도입결정을 최고위에서 결론을 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최고위 내의 ‘수적 우세’를 이용한 작전이다.
다른 공천룰에서도 대립이 팽팽하다. 신인·여성에게 주어지는 가산점에 청와대 참모 출신이나 장·차관들도 해당하는지가 대표적이다. 친박계 유기준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직 경험을 비롯한 여러 경험을 쌓았다고 하더라도 선거 경험을 가진 사람과 안 가진 사람은 큰 차이를 보인다”며 가산점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박계는 이를 사실상 전략공천을 관철하기 위한 친박계의 수단으로 보고 반대한다.
단수추천제 적용 대상을 두고도 최대한 대상을 확대하려는 친박계와 축소하려는 비박계가 부딪치며 ‘컷 오프’로 볼 수 있는 현역의원 평가제를 두고 입장차가 여전하다. 특위위원장인 황진하 사무총장은 회의 중간 기자들과 만나 “주로 자격심사(현역의원 평가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세부항목을 논의 중”이라며 “지난번에 논의한 사항 중 단수추천?우선추천제도 등 아직 (결정을) 안 한 것의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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