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개념을 내걸고 창업하는 청년들이 있지만 대체로 영세하다. 자동차 나눔 서비스인 ‘쏘카’나 ‘그린카’ 정도를 빼면 토종 업체 중에 일반인에게 낯익은 업체도 드물다.
2015년 10월 경기개발연구원이 국내 공유허브(cckorea)에 등록된 주요 공유기업을 조사했는데 그중 80%가 자본금 1억원 이하에 직원 5명 내외의 스타트업 기업이었다. 그나마 쏘카와 그린카가 대기업에 인수되면서 일반인들의 뇌리에 공유경제의 윤곽이 잡히는 수준이다. 롯데렌탈은 지난 10월 그린카 지분 47.7%를 매입했다. 이로써 그린카는 롯데그룹이 100% 지분을 보유한 완전한 자회사가 됐다. 쏘카도 대기업 지원을 받았다. 최근 SK그룹은 쏘카에 590억원을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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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는 스마트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나눌 것이 있는 이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서로 연결하면서 만들어 내는 사업이 대부분이다. 정보기술(IT) 기반이 좋은 한국에게 최적의 조건인 셈이다.
우리의 두레와 품앗이 전통 역시 나눔을 기반으로 한 공유경제의 DNA와 일치한다. 이런 측면에서 친환경 자동차의 공유 관련 사업 분야는 우리의 전통적인 협력문화와 최고 수준의 유·무선 인터넷망을 활용한 서비스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적합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 공유경제 연관 산업을 본격 육성할 방침이다. 올 6월까지 에어비엔비, 우버, 카카오택시로 대표되는 O2O(Online To Offline) 산업을 키우기 위한 종합계획을 세운다. 규제 완화가 핵심이 될 것 같다. 우버가 기존 택시업계와 형평성 문제로 한국에서 영업 길이 막힌 것처럼 실타래 같은 규제가 풀려야 공유경제가 활로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015 서비스 선진화 국제포럼’ 개막식에 참석해 “공유경제는 빠른 성장만큼이나 전 세계 곳곳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지만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공유경제가 기존 경제 시스템과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화될 수 있도록 해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사실 그동안은 중앙정부보다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공유경제에 적극적이었다. 서울시는 올해를 ‘공유도시 3.0’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공유경제 확산을 위해 더 많은 공유기업이 생겨나야 하며, 이들 기업이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찾을 수 있도록 서울시가 돕겠다”고 공언했다. 부산시도 2014년 공유경제 촉진 조례를 제정하고 공유경제 플레이숍 운영과 공유경제정보센터 홈페이지 구축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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