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땐 전쟁 나는 줄 알아
북한 반복되는 쇼 한다는 생각 들어
연천군민들 “대북방송 재개 당연”

여행차 한국을 찾았다는 미국인 패트릭(35)씨는 7일 “한국에 있는 동안 벌어진 북한의 도발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집에 있는 아내가 ‘깜짝 놀랐다’며 걱정하는 전화를 걸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도발상황에 대해 서울에서 만난 한국인들이 차분하다는 사실도 굉장히 놀라웠다”며 “북한의 도발을 중국이 중단시켜 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외국인들은 침착한 모습이었다. 6년 전 한국으로 왔다는 중국인 치오위(29)씨는 “한국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니 북한의 도발에 대한 두려움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몇년 전 북한이 연평도 포격을 했을 당시가 상황이 더 안 좋았다”며 “그땐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현재 상암동의 한 드라마 제작회사에서 PD로 일한다는 그는 “아직은 한국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며 “하지만 북한이 계속 핵을 개발하거나 한국을 공격하는 위험한 일을 벌인다면 불안해하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중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1년 넘게 생활해 온 노르웨이 유학생 시베르스타드(28)씨는 “북한의 핵실험은 반복되는 ‘쇼’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북한과 남한이 항상 같은 것을 반복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북한은 마치 양치기소년처럼 늑대가 왔다고 외치는 것 같다”고 의견을 내보였다.
주한외국인유학생협회 이종길 대표는 “(북한 핵실험과 같은) 일이 종종 있다 보니 한국에 오래 체류 중인 유학생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라며 “대체로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가 대북 방송을 전면 재개하기로 한 것과 관련, 확성기가 설치된 접경지역 주민들은 “필요하다면 방송 재개는 당연하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은금홍 이장은 “지금 대북방송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 “방송을 재개해 북한이 우리와 다른 나라들을 불안하게 하는 핵실험을 다시는 못하게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통선 마을인 횡산리는 지난해 8월 북한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문제삼은 뒤 포격도발을 감행하고 우리 군도 대응 사격했던 지역 인근에 있다.
권구성·김주영·남혜정 기자 ku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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