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당분간 냉각기 돌입
경제·군사분야 포괄 대응 검토
유엔 통한 고강도 압박도 예상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유지
일각 ‘통일대박론’ 회의론 제기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4년차 대북정책 구상도 헝클어질 위기에 처했다.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을 했다고 주장하고 나서며 대북·북핵정책 전반에 대한 박 대통령의 기본 좌표 설정이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결정이 일차 신호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8·25 합의를 거론하고, 민간통로 확대와 이산가족 문제 해결 등 남북관계 정상화를 강조했다. 이는 8·25 합의로 형성된 대화 국면에서 교류확대를 통해 북한을 대화로 유도하고 비핵화 논의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는 구상의 일단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오후 서울 은평구 진흥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열린 2016년 여성신년인사회에 참석, 여성계의 올 한 해 계획에 대한 슬라이드를 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청와대는 그러나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흔들림없이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연국 대변인은 7일 “한반도신뢰프로세스는 유연할 때 유연하게, 도발에는 더 강력히 대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박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2013년 2월 북한 3차 핵실험 직후 대통령직인수위 외교·통일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의에서 “옛 소련이 핵무기가 없어 무너진 것은 아니다. 도발엔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것이 한반도신뢰프로세스의 철학”이라고 강조한 것과 일맥 상통한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북한 핵실험에 상응하는 강력한 대응책이 일단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경제·군사 분야를 포함해 중·단기 방안을 모두 아우르는 전면적·포괄적인 방안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북 경제협력 축소·중단, 남북대화 중지, 미 전략무기 한반도 배치 등의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일각에선 개성공단 철수론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북 방송 재개는 단기적 대응 차원으로 분석된다.
중·장기적 방안으론 ‘북핵 해결의 근본적 해법은 한반도 평화통일’이라는 박 대통령 통일 비전인 평화통일론을 더욱 발전시킬 가능성이 있다. 핵·경제 병진노선을 택한 북한이 어떤 경우에도 핵을 포기하지 않으려 하는 만큼 통일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역발상의 구상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 핵 및 인권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한반도 평화통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모두발언에서 “동북아의 안보 지형을 뒤흔들고, 북한 핵 문제의 성격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대북 정책에 대한 기조 변화를 이미 예고한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런 판에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를) 풀자는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며 “좀 더 북한의 핵실험 내용 등에 대한 팩트를 확인한 뒤 북핵 문제 대응 기조가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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