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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유엔 대북제재 찬성은 하겠지만 강력조치는 안 할 것”

입력 : 2016-01-11 18:51:45 수정 : 2016-01-12 15: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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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 대북 전문가 인터뷰] ④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교수 “북한은 4차 핵실험으로 한국과 미국, 일본은 물론이고 최근 회복되는 듯했던 중국과의 관계도 나빠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유엔의 대북 제재에 찬성은 하겠지만 얼마나 실효성 있고 강력한 조치를 할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일본 내 대표적인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니시노 준야(西野純也·43) 게이오대 교수는 11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번 4차 핵실험은 발표 방식을 봤을 때 대외적인 부분보다 대내적인 목적이 더 컸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니시노 준야
―북한이 이번 핵실험으로 노린 것은 무엇인가.

“시기와 발표 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당대회를 앞둔 시점이고,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결정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발표한 듯한 인상이다. 노동신문은 핵실험 최종명령서에 김정은이 서명하는 모습과 그 서명 사진을 크게 실었다. 김정은의 결단임을 강조하면서 내부적인 결속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핵·경제 병진노선에 따라 경제 발전뿐 아니라 핵개발도 진행하고 있다는 의지와 성과를 보여주려 했던 것 같다. 물론 대외적 목적도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것을 알리면서 미국과 대등한 관계라고 주장하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본다.”

―북한이 열악한 경제사정에도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핵 개발에 매달리는 이유는.

“우리가 흔히 얘기하듯 통상적인 병력보다 핵 개발이 저렴할 수도 있다. 김정은 체제의 ‘핵·경제 병진(竝進)’ 노선이 나온 배경이다. 북한의 경제 상황도 외부에서 봤을 때는 좋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최근 몇 년을 보면 식량 사정이 나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중국과 관계 회복을 모색하는 상황에서 돌연 핵실험을 강행했는데.

“중국이 화가 많이 났을 것이다. 북·중 관계가 지금처럼 나빠진 것은 (북한의 대표적 친중파였던) 장성택 처형 등의 영향도 있겠지만 북한의 3차 핵실험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하지만 중국이 강하게 반발은 해도 북한이 불안정해지거나 붕괴할 정도의 조치까지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반도 안정이 중국의 국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3차 핵실험 때와 비슷한 양상인 것 같다.”

―미국의 대북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정부가 임기 마지막 해를 맞았는데 과거 7년을 돌아봤을 때 미국은 북한에 엄격하게 대했다. 그런 기조 하에서 (핵이나 미사일 등에서 북한이 먼저 변화를 선택하지 않는 한 미국이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는) ‘전략적 인내’ 기조를 유지하거나 더 강화할 것 같다. 실질적으로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북한의 비중은 크지 않다. 이번 핵실험을 계기로 미국의 대북 정책이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일본은 북한과 일본인 납치 재조사 문제로 협의해 왔는데.

“유엔의 대북 제재 논의를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다. 일본은 유엔 비상임이사국이다. 납치 재조사 문제와 관련해 당분간 북·일 대화는 열리지 않을 것이다. 현재 일본 쪽은 납치 재조사 문제에서 북한의 답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답을 주지 말라고는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한 일본의 대응 조치가 북한의 비난을 초래하면서 북·일 대화가 끊기는 상황이 올 것 같다.”

―일본이 유엔 제재와는 별도의 독자적 대북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데.

“일본의 독자적 제재는 한계가 있다. 일본은 북한과 10년 이상 무역관계나 교류가 없었기 때문에 추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기본적으로 없다.”

―북한의 위협을 빌미로 일본이 군사력을 더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미·일 안보협력지침(가이드라인) 등 일본의 안보 정책은 1990년대 이후 북한을 1차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었고, 최근에는 중국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그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다만 일본 입장에서는 이번 핵실험이 과거 2∼3년 동안 정체 상태였던 한·일, 한·미·일 안보 협력을 다시 진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니시노 준야 교수는… ●게이오대 정치학과 졸업, 게이오대 정치학 석사 ●연세대 정치학 박사 ●주한 일본대사관 정치부문 조사원 ●동서대 대학원 일본지역연구과 객원교수 ●게이오대 교수 ●현대한국조선학회 이사 ●게이오대 동아시아연구소 현대한국연구센터 부소장

도쿄= 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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